北학술지 "핵보유국 된 우리, 경제건설 총집중 조건 마련"
'핵능력 확보 후 경제 매진' 구상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최근 파격적 대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자신들이 이른바 '핵보유국'이 되면서 경제건설에 '총집중'할 조건을 마련했다는 주장이 지난해 말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11일 입수한 북한의 계간학술지 '사회과학원 학보' 2017년 제4호는 '우리 당의 병진노선은 우리 혁명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을 빛나게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정당한 노선'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이런 주장을 담았다.
이 논문은 "최강의 핵보유국이 된 오늘 우리에게는 강위력한 전쟁 억제력에 기초하여 경제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자금과 노력을 총집중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논문은 핵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이 "조국수호전과 경제강국 건설을 동시에 다 같이 밀고 나갈 수 있게 하는 확고한 담보"라고도 주장했다.
이 학술지는 지난해 11월 15일 발행된 것으로, 북한이 같은 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이전에 나왔다.
그렇지만 '핵 완성' 이후 북한이 염두에 뒀던 정책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단서는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한 뒤, 대외 환경 안정을 토대로 경제발전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 목표한 '경제강국' 건설에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무장으로 재래식 군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경제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핵과 경제건설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병진노선'을 채택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그해 6월 총련계 조선대 교수들의 좌담회 기사에 "경제발전을 저해해 온 근본 원인인 조선반도의 전시체제, 분단상황이 하루빨리 극복되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싣고 병진노선의 핵심이 '평화적 환경' 마련을 통한 경제발전에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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