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평창 동계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 두기를
(서울=연합뉴스) '인간 승리'의 감동 드라마가 펼쳐질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9일 개막한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18일까지 열흘간 계속될 이번 대회에는 세계 49개국에서 선수 570명 등 1천700여 명이 참가한다. 각국 선수들은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일대의 경기장에서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아이스하키, 휠체어 컬링 등 6개 종목에 걸린 각 80개의 금·은·동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이번 패럴림픽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패럴림픽이다. 서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같은 도시, 같은 경기장에서 처음 열린 대회다. 패럴림픽이란 명칭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로부터 30년 만에 겨울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우리 땅에서 다시 열리는 것이다. 평창은 2013년 발달장애 등 지적장애 선수들이 참가하는 겨울 스페셜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까지 치면 세 가지 올림픽 행사를 개최한 도시가 된다.
패럴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삶을 되찾아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영국 출신 의사인 루드비히 구트만이 대회 창시자로 불린다. 동계올림픽이 국경, 문화,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한 우정의 경쟁이라면, 패럴림픽은 신체적 장애의 극복이라는 극적 요소가 더해져 한층 더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땀과 눈물로 대회를 준비한 각국 선수들이 불굴의 투지로 유감없이 기량을 펼치기 바란다. 우리 국민도 이번 대회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아낌없는 박수로 성원했으면 한다. 한국은 6개 전 종목에 선수 36명 등 역대 최대인 83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북한도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 2명이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로 출전한다. 동계올림픽 때보다 규모는 작지만 북한 선수들의 참가가 남북 화합 분위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아쉽게도 이번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높지 않은 듯하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3명 가운데 2명꼴은 이번 패럴림픽 개회일이 언제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개회식, 폐회식과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 중 일부만 생중계하고 나머지는 녹화방송을 한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방송사의 차별 중계를 고발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날씨도 걱정거리다. 개막일 당일 새벽에는 폭설이 예보돼 제설작업에 비상이 걸렸고, 대회 기간에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서 눈이 녹아내리는 슬러시 현상이 우려된다고 한다. 패럴림픽 조직위 등 유관기관들이 철저히 대책을 세워 경기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패럴림픽 개최로 동·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주요 세계 스포츠대회를 모두 개최한 5번째 나라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손색이 없는 스포츠 강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 수준은 경제나 스포츠 국위보다 많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번 패럴림픽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장애인도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복지국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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