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 선수단장' 배동현 패럴림픽 단장 '통 큰 지원'
남북 공동입장 2007년 창춘 동계AG 배창환 선수단장의 아들
단체전 金 포상금 3억원 약속…선수 가족에 관전 편의 제공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버지의 대(代)를 이어 선수단장을 맡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선수단장이 이 정도의 거액 포상금을 내건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동현(35) 선수단장의 '통 큰 행보'에 선수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창성건설 대표 겸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인 배동현 단장은 배창환(68) 아시아바이애슬론연맹 회장 겸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의 아들이다.
배창환 회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이전에 마지막 공동입장이었던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 한국 선수단 단장이었다.
배 회장은 당시 한반도기를 맞잡은 남녀북남(南女北男)의 공동 기수 오재은-리금성의 바로 뒤에서 북한의 김장산 단장과 함께 입장했다.
아버지 배 회장의 뒤를 이어 배동현 단장이 한국 선수단을 이끌게 되면서 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으로 대회 성격의 차이는 있지만 처음으로 국제대회 부자(父子) 선수단장이 탄생한 것이다.
배 단장은 "선수단장을 맡았다는 말을 들으신 아버지가 매우 기뻐하셨다"면서 "영광스러운 일이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건 선수단에 파격 지원을 하는 배 단장의 행보다.
배 단장은 지난 6일 평창선수촌에서 선수단 입촌식이 끝날 무렵 마이크를 잡은 뒤 "조심스럽지만, 포상금을 준비했다"며 깜짝 선언했다.
단체전 금메달 3억원과 개인전 1억원 등 거액 포상금이다. 또 단체전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 개인전 은메달 5천만원, 동메달 3천만원을 책정했다.
그는 거액 포상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단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고민 끝에 선수들의 사기를 올릴 방법으로 포상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상금 지급 선언에 이어 선수 가족들들에게 대회 기간 경기 관전 편의도 제공한다.
경기 관전을 원하는 선수 가족에게는 강릉 특급호텔과 용평 고급 리조트에 필요한 객실만큼 예약해 주기로 했다. 또 우리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 티켓 600여장을 이미 확보해 가족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선수들에게는 쉴 때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유명 브랜드의 이어폰을 선물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의 간판 정승환은 페이스북에 "기분 좋은 선물에 진심 감동~~~♡. 버스안, 라커룸에서 잘 듣겠습니다. 배동현 단장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연 매출 3천억원 규모의 중견 건설사인 창성건설 대표이사인 배 단장은 2015년 민간기업 최초의 동계종목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했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신의현도 창성건설팀 소속이다.
배 단장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일 방법은 실업팀을 만들어 운동에만 전념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2022년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때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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