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인우월주의자 연설 집회서 난투극…20여명 체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의 유명한 백인우월주의 선동가 리처드 스펜서(39)의 연설 집회에서 지지자와 항의 시위대원들이 난투극을 벌여 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ABC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펜서의 연설은 이날 오후 미 북부 미시간 주 미시간주립대학(MSU)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 대학 농업축산학과 건물 주변에 500여 명의 군중이 몰렸다.
미시간주립대 경찰 측은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투입했으나 대안우파(alt-right) 추종자들과 이들의 집회에 항의하는 맞불 시위대원들이 뒤엉켜 난투극을 벌인 통에 행사장 주변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곤봉을 휘두르며 해산을 시도했으며 난투극에 가담한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어느 쪽에서 많은 인원이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난투극 탓에 스펜서의 연설은 30분 정도 지연됐다.
이날 충돌로 유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학 경찰 측은 "중상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된 이들을 분류해 일부는 경범죄로, 폭력 행사 정도가 심한 참가자는 중범죄로 처벌할 방침이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스펜서의 지지자인 또 다른 백인우월주의 단체 리더 조너선 콜라노우스키가 포함됐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콜라노우스키는 맞불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눴다고 일부 참가자들이 말했다. 그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를 받고 있다.
스펜서는 지난해 10월 플로리다대학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를 열어 대학 측을 바짝 긴장시킨 인물이다. 플로리다 주는 주 방위군 병력까지 동원해 불상사를 막았다.
지난해 8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는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에 항의하는 백인우월주의자 집회에서 참가자 한 명이 차량을 몰고 맞불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하는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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