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정이죠"…33년째 이웃과 송아지 나누는 농촌 마을
충남 서산시 지곡면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 행사
(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농가에 소 한 마리가 큰 재산이던 시절에 시작한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충남 서산 한 지역에서 33년째 이어져 관심을 끈다.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에 사는 김규환(71)씨는 6일 그동안 정성 들여 키운 송아지 한 마리를 인근 마을 주민에게 전달하는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 행사를 했다.
이 행사는 암송아지를 기탁받은 사람이 3년 동안 잘 키워 어미 소를 만들고 어미 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전달하는 것이다. 1986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한 기업이 농가소득 증대와 자립기반 조성을 위해 마을에 암송아지 한 마리를 기부하면서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39개 농가가 혜택을 주고받았다.
기탁받은 암송아지가 어미 소로 자라 암송아지를 낳으면 주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재산 규모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암송아지 기탁자로 확정된다.
이번에 송아지를 기탁받은 이기자(75·여·산성리)씨는 "새 식구로 맞아들인 송아지를 잘 먹이고 키워서 3년 후 다른 이웃에게 튼실한 암송아지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식 지곡면장은 "30년이 넘게 지곡면에서 이어지고 있는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이웃 간 훈훈하게 정을 나누는 미풍양속으로 전국에 알려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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