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겨울 주꾸미 비축 물량 200t 푼다…역대 최대 규모
"제철 주꾸미 어획량 감소로 가격 급등"
"비축 물량으로 밥상물가 낮추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이마트가 최근 어족자원 고갈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 국산 주꾸미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의 봄철 밥상에 올리기 위해 겨울철 비축 물량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충남 보령과 무창포 등지에서 조업한 겨울 주꾸미 200t을 업체와 사전계약을 통해 대량 비축한 뒤 현재 전국의 145개 점포에서 100g당 1천990원에 판매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는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주꾸미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또 비축 물량 200t은 지난해 이마트가 6개월 동안 판매한 주꾸미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마트가 겨울철부터 서둘러 국산 주꾸미를 비축한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로 점점 사라져 가는 제철 먹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산란기를 앞두고 알을 품어 맛이 좋은 '알배기 주꾸미'가 잡히는 3∼4월을 주꾸미 제철로 삼아 이 기간 서해의 주요 주꾸미 산지에서 매년 축제를 열 정도로 주꾸미는 봄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6년 이마트 주꾸미 매출 중 90% 이상을 베트남산이 차지할 정도로 수입산의 가격 공세에 밀린 국산 주꾸미는 갈수록 제철 밥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산물이 돼가고 있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2007년 6천828t에 달하던 연간 주꾸미 어획량은 5년 만인 2012년에는 절반 수준인 3천415t으로 급감했고 2016년에는 2천58t까지 떨어졌다.
가격도 2007년에는 100g당 2천원대였으나 지난해에는 4천480원(이마트 기준)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특히 주꾸미의 경우 심각한 어족자원 고갈 현상을 보이는데도 금어기 지정과 같은 적극적 방식의 보호조치가 시행되지 않아 산란기 주꾸미에 대한 남획이 계속되는 악순환이 빚어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여가생활로 주꾸미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정식 조업선이 아닌 일반인들의 주꾸미 어획량이 많이 늘어난 것도 시세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악화하자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6일 주꾸미와 살오징어를 과학적 자원조사를 통해 자원회복 방안을 마련하는 '회복대상종'에 포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 이상훈 수산 바이어는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제철 주꾸미를 맛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자체적인 사전기획을 통해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겨울 주꾸미를 사전에 대량 비축했다"며 "비축 물량을 풀어 봄철 밥상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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