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실전 배치 러시아 레이저무기는 미사일 요격용"
육상 레이저무기, 드론과 순항미사일 파괴용 근접대공체계
소형 원자로로 에너지 생산, 푸틴 "레이저무기 분야서 선두"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레이저무기를 이미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용도에 관심이 높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핵 추진 순항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예 '슈퍼 무기'들에 레이저무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이저무기 분야에서 러시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개념이나 계획이 아닌 실제"라며, 육군이 이미 지난해 트럭에 탑재된 전투용 레이저무기를 공급받아 운영 중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의 이 발언 이후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레이저무기가 미사일과 드론 요격용으로 배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군사 전문매체 발행인인 빅토르 무라호프스키는 관영 스푸트니크 뉴스에 "레이저무기는 통상적인 요격미사일에 비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훨씬 높다"며 "육군에 공급된 레이저무기가 대공용과 미사일 요격용으로 배치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라호프스키는 특히 레이저무기 펄스의 주 동력원이 휴대용 원자로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정치군사분석연구소의 알렉산드르 하람치킨 소장은 현 정세를 고려하면 신형 레이저무기가 근접 대공 체계와 특히 드론과 순항미사일 요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기밀이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항공기 탑재용이 아닌 트럭 등 육상 장비 탑재용 레이저무기를 개발해 배치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2016년 10월 초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언론과의 회견에서 레이저무기를 장착한 군용기 A-60 개량 사업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보리소프 차관은 또 같은 해 8월 레이저무기 개발 상황과 관련 "실험용 모델이 아니라 실전용 일부 모델을 배치했다"며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무기가 2025년까지의 러시아 국방 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구축될 군사력의 주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저무기는 빛의 직진성을 이용해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고 특히 '빛의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원거리 목표물도 손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더구나 소음이 없는 데다 가격도 한번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원대로 낮다.
그러나 미사일급 이상의 파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출력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 특히 10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파괴하려면 1㎿ 이상의 출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
한편 미국은 2014년 상륙함 폰스에 출력 30㎾ 규모의 레이저무기를 장착해 시험해왔으며, 올해 환태평양 다국적 해상합동훈련(림팩) 기간에 차세대 레이저무기의 성능 시연을 할 계획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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