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장에 김사인 시인…"첫 한국문학 전공자"(종합)
"지난 20여년 성과 위에 한국문학 성찰 담겠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임미나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한국문학번역원장에 시인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김사인(62) 씨를 임명했다. 임기는 3년.
김 신임 원장은 대전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계간 '실천문학' 편집위원,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시분과 위원장·이사·부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동덕여대에서는 2003년부터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1년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펴냈고,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며 '박상륭 깊이 읽기'와 '시를 어루만지다' 같은 해설서도 출간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창비 팟캐스트 라디오 '김사인의 시시(詩詩)한 다방'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IWP)을 수료하고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교환교수·중국 중앙민족대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문학계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김 원장 취임을 계기로 한국문학번역원이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담당하는 중추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은 외국문학을 전공하고 번역이나 한국문학 평론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 주로 맡아왔다. 순수 한국문학 전공자가 이 자리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우리 한국문학의 위상이 세계 문학 장 속에서 상당한 정도로 높아진 것은 지난 20여년간 번역원을 외국문학 전문가들이 맡아 이끌어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시점에서 한국문학 전공자이고 창작 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을 선택한 배경이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성과 위에서 번역원이 진일보하고 더 깊어지기 위해서는 한국문학이라는 것, 무엇이 한국문학이어야 할 것인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 직을 제안한 배경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조금은 거들고 보태볼 부분이 있기도 하겠다는 생각으로 수락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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