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정규리그 6연속 우승 버팀목…'곧 마흔' 맏언니 임영희
전 경기 선발로 30분 이상 뛰며 '여전히 주축'…'정신적 지주' 역할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제가 울면서 힘들다고 하니 우리은행으로 오라고 했던 언니도 미안했을 거예요. 고생 많이 했죠. 언니가 있어서 확실히 힘이 됐어요."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아산 우리은행에 이번 시즌 합류한 김정은(31)은 새 팀에서 첫 우승을 맛보기까지의 굴곡을 떠올리며 이런 말을 꺼냈다.
그에게 힘이 됐다는 '언니'는 팀의 맏언니인 임영희다.
1980년생, 우리 나이로 39세인 임영희는 한 살 많은 삼성생명의 허윤자에 이어 여자프로농구의 최고령 2위 선수다.
2009년부터 우리은행에서 뛰며 팀의 중심에서 지난 통합 5연패와 이번 정규리그 1위의 공신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을 '위기의 연속'이라고 자평한 위성우 감독도 팀의 중심을 잡은 존재로 주포 박혜진과 더불어 임영희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낸다.
임영희가 '정신적 지주' 역할에 치중하는 건 아니다.
많게는 '조카뻘'까지도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 사이에서 틈바구니에서 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35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평균 31분 30초를 뛰었다. 전체 13위에 해당한다. 평균 득점 11.74점, 3.8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를 1로 줄인 2일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선 상대 선수 팔꿈치에 맞아 코피를 쏟고서도 코트에 나와 승리에 힘을 보태는 등 1위 확정의 고비에서 투혼을 불살랐다.
임영희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확정한 건 처음"이라며 "많이 힘든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외국인 선수의 예상치 못한 변화와 김정은의 합류, 국가대표 차출 등 시즌 준비에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치면서 경험 많은 그에게도 올 시즌은 만만치 않았다. 기량의 기복도 다소 커지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들어야 했다.
임영희는 "한 살 더 먹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표팀에 다녀와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어서 제 몸에 신경을 썼다.
제가 어려움이 겪을 때 (박)혜진, (김)정은이가 힘을 내서 승리를 챙겼고, 두 선수가 좀 힘들어지면 내가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허윤자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뜻을 밝히면서 다음 시즌 임영희가 코트를 지킬 경우 '최고령 선수' 타이틀을 이어받게 된다.
아직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임영희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다는 걸 느낀다. 앞으로 운동할 시간이 많지는 않다"며 기회가 왔을 때 후배들과 또 한 번의 우승을 일궈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모두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지만, 힘을 좀 빼고 올라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라면서 "챔프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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