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룹매출 1.8조원 충분히 가능" 이경수 코스맥스회장 문답
"지금 일하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창업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올해 그룹 매출 1조8천억원을 목표로 한다며 화장품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4일 밝혔다.
이 회장은 "아직 코스맥스 자체 브랜드에 대한 계획은 없고, 화장품 후에는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늘 투자해야 하는 제조업 회사라 부채비율이 높긴 하지만, 사업에는 때가 있으니 될 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화장품업계를 돌아보면.
▲ 스피드가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한곳에서 유행한 제품이 서서히 옮겨왔는데 이제는 인기 있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빨리 다 가져온다.
특히 한국 회사들은 빠르고 제품의 질이 좋아 글로벌 브랜드들도 인정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코트라 소개로 러시아 업체 몇 곳을 만났는데 상품에 한글이 적혀 있으면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더라.
이제는 화장품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OBM이라고 해서 브랜드 컨셉까지 만들어준다. 브랜드 이름, 마케팅, 전략 등을 만들어주면 더 좋아한다.
-- 코스맥스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없나.
▲ 그렇게 하면 지금의 고객사가 모두 경쟁사가 된다. 화장품 제조만 해도 지난해 그룹 매출 1조3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8천억원을 목표로 한다.
-- 상장사라 주주들을 신경써야 할 텐데 혁신과 숫자 사이에서 딜레마는 없나.
▲ 중국에 진출한 지 14년째 되는데 당시 회사 매출이 300억 원이었다.
그때만 해도 중국은 모든 것이 불확실했으나, 들어갈 때부터 저렴한 인건비가 아닌 중국 내수 시장을 노렸다.
수출자유지역에 공장을 지으면 중국 내 시장에 팔 수 없다. 우리는 땅값이 비쌌지만, 상하이에 공장을 세웠다. 이게 잘 맞아 떨어져 중국에서만 지난해 3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조업체는 공장을 지어 생산량이 나와야 매출도 나온다. 계속 투자하다보니 재무제표상 부채가 많다.
하지만 사업에는 때가 있다. 지난해 누월드를 매입할 때 미국 공장들을 보러 갔더니 대대분 생산설비가 20년 전 것이었다. 이 정도면 (우리) 경쟁력이 충분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매입한 것이다.
우리 설비와 연구소를 보면 글로벌 회사들도 다들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한다. 될 때 투자해야 하고, 3년 내 미국에서 놀라운 성과 자신 있다.
세계 50대 화장품 회사 중 18개와는 지금도 거래하고 있고, 올해 10곳을 추가로 우리 거래처로 만들려 한다.
주주들에게는 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해준다.
--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지.
▲ 제조공장 쪽에서 염려가 있지만, 준수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이) 제조업에 마이너스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봉급쟁이 생활했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
잘살게 됐으면 그만큼 개인의 생활도 올라가야 한다. 코스맥스도 52시간 맞추고 일의 집중도를 높이면 된다.
퇴근 시간으로 간부들 평가도 시작했다. 직원들에게는 고생한 만큼 보상해 주려 한다.
월급도 외환위기 때 1년 동결하고 매년 조금씩 올렸다. 정기 상여 외 인센티브 제도도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아모레, LG생활건강 정도만 우리보다 많이 준다.
이익의 3분의 1은 세금 등으로 사회에 돌리고, 3분의 1은 재투자하고, 3분의 1은 주주에게 준다.
--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는 등 업계에 다양한 시도가 많은데 코스맥스의 향후 행보는.
▲ 화장품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더마톨로지(Dermatology)를 강화하려면 제약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협업하면 된다.
어떻게 조력자를 만나 전체 경쟁력을 키우느냐가 중요하다. 혼자 여러 가지 하려면 어렵다. 우리도 동국 제약의 마데카솔, 대웅제약의 EGF 갖고 화장품 만들었다. 그렇게 하면 된다.
화장품만 키워도 매출 2조원은 금방 갈 것이라고 본다. 그 다음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화장품이 그랬듯 건강기능식품도 인기를 끌 것이다.
중국인들은 자기들과 피부가 같은 한국 사람의 화장품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썼을 때 좋아서 계속 찾는다.
식품도 자기 살고 있는 인근에서 나는 식재료가 좋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고, 우리나라는 실제로 물도, 땅도 좋다.
중국에 고소득자가 늘어나면서 고급 식재료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 고급식 시장이 성장할 것이다.
코스맥스 산하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코스맥스바이오, 뉴트리바이오텍의 매출이 각각 800억원, 1천300억원인데 전체 매출의 15% 정도 된다.
올해는 3천억∼3천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전체 그룹 매출이 1조8천억원까지 증가한다고 하면 비중이 20%까지 올라갈 것이다.
-- 전문 경영인을 하다가 창업을 했는데 예비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내가 창업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은 짧았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았다.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었는데 그게 창업 준비였다. 내가 창업한다고 하니 나를 보고 많은 좋은 친구들이 따라왔다.
지금 일하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창업 준비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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