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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운 한' 풀어주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잇따라 폐교
경일중고 올해 문닫아…양원초·연희미용고·한국예술고 신입생 모집중단
학생감소에 법인전환 의무화도 부담…인수자 찾기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제때 못 배운 중장년의 한을 풀어주고 미용·연예 등으로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청소년 배움터가 돼준 평생교육시설이 줄줄이 문 닫는다.
서울시교육청은 금천구 경일중·경영정보고등학교가 학생이 감소했다며 폐교를 신청해 이를 인가했다고 6일 밝혔다.
경일중고는 1957년 '성경구락부'로 시작해 작년까지 중학교 과정은 54차례, 고등학교 과정은 45차례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지정된 때는 1986년이다. 2016학년도부터는 신입생을 뽑지 않으며 폐교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기준 재학생은 165명으로 대부분 공부에 때를 놓친 성인들이었다.
마포구에 자리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양원초등학교는 이번 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양원초는 2005년 국내 최초 성인대상 4년제 학력인정 초등학교로 지정됐고 올해 2월까지 졸업생 2천800여명을 배출했다.
구로구 서울연희미용고도 이번 학년도 신입생을 안 뽑았다.
현재는 2학년과 3학년 학생 410명만이 학교에 다닌다.
연희미용고는 3년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국내에서 처음 미용특성화교육을 시작했다.
작년 11월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올해 1월 일부 교사를 해고하면서 폐교 논란이 일었고 학생과 학부모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폐교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1만2천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방탄소년단 지민과 뷔, 에이핑크 윤보미, 가수 현아 등 다수 아이돌이 졸업한 성동구 한국예술고는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을 멈춰 이대로 가면 내년 2월 문을 닫는다.
이처럼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점차 뒤안길로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감소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학생 수는 1986년 도입 때 18개 시설 4천600명이었다.
이후 1990년 66개 시설 3만5천524명으로 늘었고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0년 83개 시설 4만3천62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쭉 감소세다. 작년 기준으로는 2만6천76명이 52개 시설에 다닌다.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잠재 수요자인 중졸 이하 성인(25세∼64세) 비율은 2016년 13%로 20여년 전인 1995년(40%)보다 27%포인트 줄었다.
학생감소와 더불어 '법인화'도 문제다.
현행 평생교육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상 재단법인이나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만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을 설립할 수 있다.
이 규정이 도입된 2008년 전에 설립된 시설은 설립자 사망 등으로 교육감에게 변경인가를 받을 때 학교 운영자가 법인으로 전환돼 있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기준을 보면 재단법인 설립 시 기본재산으로 최소 5억원을 내놔야 한다. 학교법인을 세울 때도 사립학교법에 따라 일정 자산을 출연해야 한다.
특히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일반 학교에 준해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시설과 땅을 운영자(법인)가 소유해야 한다. 결국, 법인화 시 설립자는 전 재산을 내놓아야 하는 셈이다.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재산을 바쳐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할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연희미용고는 설립자 사망 후 상속자들이 법인화할 의사와 능력이 없어 인수자를 찾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속자들이 기자재를 무상으로 넘기는 등 최대한 조건 없이 학교를 양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양원초는 고령인 설립자가 법인화에 부담을 느껴 폐교하고 본인이 가진 다른 평생교육시설 운영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다른 사람 건물을 빌려 개교한 한국예술고는 설립자가 학교시설을 사들일 능력이 없어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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