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감소는 대학체제 개편 기회…최대과제는 서열화 해소"
'공영형 사립대' 국회토론회…"한국, 교육열 아닌 입시경쟁 열의가 높아"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분야의 위기가 공영형 사립대 도입을 비롯한 대학체제 개편을 위한 기회라는 제안이 잇따라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오영훈·조승래 의원과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영형 사립대학의 의의와 효과 그리고 운영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에 나선 김명연 상지대 교수(전국 공영형사립대학추진협의회 정책위원장)는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2022년 전문대가 43개, 2024년 일반대 73개가 폐교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교육의 위기는 공교육 정상화와 질적 수준의 획기적 제고를 위한 적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공영형 사립대 도입을 포함한 대학체제 개편은 문재인 정부 5개년 계획의 100대 과제 중 하나"라며 "공영형 사립대 등을 통해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의존형(책임형) 사립대로도 불리는 공영형 사립대는 정부의 재정지원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을 말한다. 이사회 중 공익이사 비율이 절반을 넘고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 인사·재정권을 위임해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게 특징이다.
안현효 대구대 교수는 "사립대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학 공공성을 높이는 현실적 방법은 독립 사립대학을 공영형으로 개편해 공공성을 높이고 국공립대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립대 비중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4년제 일반대학은 81.5%(189개교 중 154개교), 전문대학이 93.5%(138개교 중 129개교)에 달한다.
안 교수는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규모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8.5%에 불과하며, 특히 사립대 지원 규모는 국립대의 86%밖에 안 된다"며 사립대학법이나 공영형사립대 육성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영형 사립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토론에서 "대학이 팽창하지 않고 총정원이 축소되는 지금이 대학 공공성을 강화하고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시기"라며 "사립대학 중심으로 서열화된 대학체제를 공공성에 입각해 균등하게 발전하는 체제로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영형 사립대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와 함께 한국형 대학 평준화를 위한 핵심 제도이며,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입시경쟁 교육에서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김 실장은 덧붙였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한국은 교육열이 높은 게 아니라 자녀가 입시경쟁에서 이기는 데 열의가 있는 것"이라며 "다수의 학부모는 서열화된 대학체제에서 자녀를 어떻게 상위권 대학에 보내느냐에만 관심이 있어 교육문제 핵심인 대학 서열화 해소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안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국정과제의 대학체제 개선안에 공영형 사립대 개념이 포함돼 있지만 서열화 완화의 핵심인 공동선발 내용은 빠져 있다"며 "공영형 사립대 도입, 정교하고 세부적인 대입전형 개선을 통해 망국적인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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