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요란한 봄비…항공편 운항 차질, 침수·고립도(종합)
한라산 최고 200㎜ 넘는 폭우, 고산 2월 일강수량 역대 최고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기자 = 2월의 마지막 날 제주 전역에 강풍을 동반한 요란한 봄비가 내려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침수와 고립 등 피해도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8일 오후 3시 30분을 기해 제주도 전역의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지점별 강수량은 제주(북부) 59.6㎜, 성산(동부) 72㎜, 고산(서부) 66.7㎜, 한라산 삼각봉 208㎜, 진달래밭 179㎜, 성판악 173㎜, 아라 106㎜, 태풍센터 103.5㎜, 신례 100.5㎜, 선흘 92㎜, 색달 89.5㎜ 등을 기록하고 있다.
고산 지점에는 2월 일강수량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제주 지점도 현재 강수량 기준으로 극값 3위를 경신했다. 산지에는 시간당 최고 6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제주도 육상 전역에는 여전히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강풍특보와 윈드시어(돌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공항에서는 제주와 다른 지방 강풍으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5분 제주에서 여수로 출발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1932편이 강풍으로 결항하는 등 현재까지 총 11편(출발 6·도착 5)이 결항했고 3편이 회항했으며, 지연 편도 수십 편에 달한다.
제주도 전 해상의 풍랑주의보는 이날 오후 3시 30분을 기해 풍랑경보로 대치됐다. 해상 기상 악화로 오후 들어 여객선도 줄줄이 결항하고 있다.
폭우과 강풍 속 고립과 침수, 시설물 피해 등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제주시 조천읍 사려니숲길을 걷던 탐방객 2명이 하천 범람으로 고립됐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은 밧줄을 이용해 오후 3시 15분께 이들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 밖에도 오후 3시 현재까지 소방당국에는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거나 나무, 신호등이 부러졌다며 안전조치를 요청하는 사항이 6건 접수됐다. 폭우에 건물이 침수됐다며 배수지원을 요청한 곳도 있었다.
기상청은 이날 저기압이 서쪽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따뜻한 남풍이 제주에 강하게 유입되고, 지형효과가 더해지면서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비는 해안 지역은 오후 늦게, 산지는 밤에 차차 그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20㎜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내리면서 얼었던 땅이 녹아 지반이 약해지면서 축대 붕괴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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