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비·해리 왕자 활동한 구호단체도 성매매 의혹 휩싸여
영국 기반 '지뢰자문그룹(Mag)' 직원들, 민주콩고서 상습 '성매수' 주장 제기돼
내부고발 불구 부적절 대응 논란…결국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국제기구와 자선구호단체에서의 성추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의 고(故) 다이애나비와 아들 해리 왕자가 활동한 지뢰퇴치 단체의 직원들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성 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에 기반을 둔 비정부기구(NGO)인 지뢰자문그룹(Mag·Mines Advisory Group)은 지난 24일 직원 성매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민주콩고공화국(민주콩고·DRC)에서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성을 매수했다는 포괄적인 의혹과 관련해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앞서 한 내부고발자는 지난 2011∼2013년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던 이 단체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성을 매수하는 모습을 목격해 적어도 세 차례 이상 책임자에게 보고했으나 무시됐다고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내부고발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성 매수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면서 "나와 다른 동료들은 적절한 통로를 통해 이같은 문제 제기를 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데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지뢰자문그룹은 지난 10년간 전세계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발생한 11건의 관련 사실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 대변인은 "우리 기구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데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 노력해왔지만 이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방침 등을 되돌아보고 있으며, 내부고발 절차에 대해서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성추문 의혹에 새롭게 오른 지뢰자문그룹은 영국 국제개발부(DfID)로부터 재원을 지원받는 단체다.
영국 찰스 왕세자의 부인이었던 다이애나비는 물론 그녀의 아들인 해리 왕자가 이 단체를 후원하고 함께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다이애나비는 생전 지뢰생산과 매설, 보관, 거래 등을 전면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지뢰의 위험성을 알리고 대인지뢰 금지를 요청하기 위해 직접 앙골라의 지뢰밭으로 걸어 들어간 사실은 유명하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해리 왕자 역시 모친의 뒤를 이어 앙골라 지뢰 제거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작업에 동참하는 등 지뢰퇴치 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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