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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도저히 못 살아"…이민자 수 5년래 최대
부동산값 폭등·정치적 억압·사교육 경쟁 등 원인…의료 전문인력 유출 심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의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정치적 억압 등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외국으로 떠난 이민자 수가 5년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인구는 불과 0.4%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민을 떠난 홍콩인의 수는 2만4천300명으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민자 수는 2016년의 6천100명보다 4배로 늘어난 것이다.
홍콩인들은 긴 노동시간과 높은 인구 밀도, 정치적 억압, 부동산 가격 폭등, 치열한 사교육 경쟁 등으로 인해 이민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민자들은 캐나다, 호주, 영국, 미국 등을 선호했다. 주택 가격이 저렴하고 생활비가 싼 이웃 대만으로 향하는 이민자들도 늘고 있다.
2016년 캐나다로부터 영주권을 받은 홍콩인은 1천210명에 달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던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585명, 2015년 630명이었던 것에 비해 배로 늘어난 수치다.
월수입이 10만 홍콩달러(약 1천400만원)에 달하는 한 40세 IT 종사자는 최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야당 후보의 피선거권을 잇달아 박탈한 것을 예로 들며 "홍콩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우리가 입법회 의원마저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할 때 우리에게 무슨 미래가 있느냐"며 "내 아들의 미래를 위해 캐나다 이민을 선택했으며, 전문직을 얻지 못할 경우 배관공이나 건설 노동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 길을 선택하는 홍콩인 중에는 특히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전문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홍콩에서 이민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존 후 씨는 "외국 시민권 취득을 문의한 고객이 지난해 두 자릿수로 늘어났으며, 이중 약 10%가량이 의료 종사자"라며 "교육, IT, 회계 등의 전문직도 많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인력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의사와 간호사의 해외 시민권 취득이 용이한 것도 이들의 이민을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간호협회 조셉 리 협회장은 "많은 간호사가 홍콩을 떠나는 것은 공립 병원의 지나치게 높은 업무 부담과 긴 근무 시간 때문"이라며 "많은 간호사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화장실도 원할 때 갈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홍콩대 폴 입 교수는 "이민을 선택하는 홍콩인들은 대부분 고학력 노동자들로서 만일 홍콩 정부가 이러한 고등 교육 인력을 잡아둘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홍콩은 빠른 고령화로 인해 조만간 인재 고갈과 노동력 감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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