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목타는 속초, 양양서 하루 6천t 긴급수혈
"양양군민에게 감사"…항구적 식수확보대책 추진키로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혹독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시행 중인 속초시가 인근 양양군으로부터 물을 긴급수혈,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있다.
25일 속초시에 따르면 가뭄에 따른 식수부족으로 지난 6일부터 밤 시간대(오후 10시∼ 다음날 오전 6시) 시 전역에 제한급수를 한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는 아파트 격일제 급수를 시행 중이다.
시는 가용인원을 총동원하고 유관단체의 도움을 받아 식수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속초시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인근 양양군에서 하루 6천t 정도의 물을 긴급지원 받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는 8일 열렸던 설악권 3개 시·군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양양군 강현면 설악저수지에서 하루 6천t씩 속초시에 물을 공급하기로 양양지역 주민들이 협조한 데 따른 것이다.
속초시는 물을 공급받기 위해 3.5km의 임시 관로를 설치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SNS를 통해 "속초시에 도움을 주신 양양군민에게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속초시는 양양군으로부터 긴급수혈을 받고 있지만, 가뭄이 워낙 심해 현재 시행 중인 제한급수 조치는 당분간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양양군의 도움으로 한숨 돌린 속초시는 이번 물 부족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식수확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고성군 원암(학사평)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원암리 일대 농경지에 인근 인흥저수지 물을 공급하고 원암(학사평) 저수지의 물을 속초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인흥저수지∼용촌천간 용수공급관로 3.3km를 설치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이병선 속초시장은 지난 19일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을 방문, 사업비 40억원 중 국비 20억원을 재난안전특별교부세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속초시는 갈수기의 안정적인 농업용수 및 상수원수 공급을 위해 총 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까지 원암(학사평)저수지의 지표수보강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표수보강 개발사업으로 원암(학사평) 저수지의 유효 저수량을 현재 130만5천t에서 171만t으로 높여 속초 장천지역의 영농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잉여수량을 갈수기 비상취수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설악동과 중도문 일대에 암반 지하수 2개 공을 추가로 개발해 하루 2천t의 원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상수도 노후관 현대화사업을 추진, 현재 72.4%의 유수율을 85%까지 개선하고 가마소계곡 인근에 소규모 식수전용 저수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속초시는 "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속초시의 재난 상황에 아낌없는 도움을 준 인접 지자체와 생수를 지원한 기관·단체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취수원 부족으로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속초시는 이번 겨울에도 혹독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속초지역 강수량은 3.9㎜로 평년 77.1㎜의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속초지역에는 지난해 12월에도 강수량이 9.9㎜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식수공급에 차질을 빚은 속초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비상취수원과 수도암반관정(7개소), 농업용 관정(9개소)을 가동하고 2월 초부터는 지하수(3개소)와 온천수(3개소) 등을 추가로 개발해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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