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마그너스 "상호형, 잘할 줄 알았어요…4년 뒤엔 나도 상위권"
'설원의 마라톤' 50㎞ 첫 도전 완주하며 대회 마감…"지구력 보완해 베이징 도전"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와∼ 형아 잘할 줄은 알았는데, 진짜 메달 따다니 '대박'이에요!"
한국 스키 사상 첫 메달 소식에 크로스컨트리의 대표주자인 김마그너스(20)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김마그너스는 24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0㎞ 매스스타트 클래식 경기를 마치고 연합뉴스와 만나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23)의 은메달 소식을 전해 듣고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날 남자 크로스컨트리 마지막 경기인 50㎞ 매스스타트에서 2시간24분14초로 47위에 오르며 자신의 첫 올림픽을 마쳤다.
그 끝자락에서 전해진 한국 스키의 경사에 "정말 축하할 일"이라며 미소 지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201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가대표에 뽑혀 화제가 됐다.
2016년 2월 동계 유스올림픽 2관왕,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선 한국 남자 크로스컨트리 첫 금메달 등 굵직한 성적을 내며 간판으로 성장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도 기대를 모은 그는 15㎞ 프리스타일 45위에 오르는 등 여러 종목에서 중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분전했다.
이날 50㎞는 완주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한 경기였다.
김마그너스는 이날 전까진 전혀 50㎞ 레이스를 소화한 적이 없었다. 아무리 설원에서 달리는 게 익숙한 일이라도 마라톤보다 더 긴 거리를 올림픽에서 처음 달리는 건 모험이었다.
김마그너스는 "오른쪽 신발이 부러져서 제 기량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중반 이후 코너를 돌 때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문제가 없었더라면 1∼2분을 더 줄였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처음 50㎞를 뛰다 보니 후반엔 힘도 많이 부족했다"면서도 "험난한 코스에 지구력도 많이 요구하는 경기인데, 완주에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특히 "마지막에 들어가면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들이 계실 거로 생각하면서 이를 앙다물고 탔다. 응원이 아니었더라면 완주도 못 했을 것 같다"며 눈 내리는 가운데서도 결승선에서 환호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첫 올림픽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그는 다음 올림픽에선 자신도 이상호처럼 순위표의 위쪽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김마그너스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땐 23살인데, 전성기 직전의 나이지만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톱10 정도도 노려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언제 때가 올지 모르니 매년 차분하게 실력을 늘려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스피드는 나쁜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구력에 특히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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