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밴쿠버의 김연아' 보며 꿈 키운 여자컬링, 이제 금메달 문턱에
(강릉=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밴쿠버 올림픽 때 컬링을 하다가 김연아 선수가 프로그램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그걸 보면서 '올림픽은 어떨까' 상상만 했어요."
올림픽을 '상상만' 하던 그들이 이제 올림픽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28)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결승전을 마치고 2010 밴쿠버 대회 당시 '피겨 여왕' 김연아가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막연하게 올림픽을 꿈꿨다고 귀띔했다.
고등학교 때 재미 삼아 '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한 컬링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어가겠다고 생각할 때다.
김연아와 1990년생 동갑인 김은정은 당시를 돌아보며 "올림픽을 상상했지만,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대로 몇 년 더 가면 세계 정상급 팀만 모이는 '그랜드슬램'이라는 대회에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말도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잘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김은정은 "대학에 가면서 김경두 교수님께서 운동에만 몰입하기보다는 서양에서처럼 공부도 하며 컬링도 하자고 하시더라"면서 "제대로 된 선수가 되면서 올림픽이라는 목표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호흡을 맞추던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는 말로만 듣던 그랜드슬램 등 탄탄한 국제무대 경험을 쌓아 이번 올림픽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날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25일 열리는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이들은 그 밴쿠버 때의 김연아처럼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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