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방카, 상춘재서 만찬…35분간 비공개 사전 접견(종합)
미국 측 요청으로 사전 접견…한반도 정세 관련 의견 교환한 듯
문 대통령, 이방카 영접해 상춘재까지 함께 걸어서 이동
유대교 신자 이방카 배려 '코셔식단' 한식 준비…한미 포도주로 우애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저녁 청와대 백악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접견했다.
만찬에 앞서 오후 7시30분부터 약 35분간 이뤄진 접견은 미국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은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이방카 보좌관에게 주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철강 규제 등 한미 간 통상 마찰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회동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상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접견을 마친 뒤 상춘재 앞 녹지원으로 이동, 이방카 보좌관을 영접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오후 8시 14분 녹지원에 도착해 문 대통령과 함께 걸어서 상춘재로 이동해 오후 8시 20분부터 문 대통령 내외가 베푸는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과 함께 걸으며 "어제 눈이 왔는데 한국에는 귀한 손님이 올 때 상서로운 눈이 내린다"고 설명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만찬에서 유대교 신자인 이방카 보좌관을 배려해 유대식 식사법인 '코셔(Kosher)'에 따라 요리한 한식을 대접했다. 또 만찬장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하우스콘서트도 준비했다.
'코셔'는 식재료 선정부터 조리과정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을 뜻한다. 이방카 보좌관은 결혼 후 기독교에서 유대교로 개종했으며, 코셔 식단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방카 보좌관을 배려해 만찬 메뉴에서 갑각류, 회 등의 요리를 뺐으며, 특히 이방카 보좌관의 식단에는 육류를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메인요리로는 황토 맥반석 숙성고에서 숙성시킨 쇠고기 갈비를 참숯불에 구운 '갈비 구이'와 제철 나물, 청포묵 등이 더해진 비빔밥이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
만찬주로는 충북 영동 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과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 산 적포도주를 준비했다.
이에 앞서 이방카 보좌관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이날 오후 4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대한항공 편으로 입국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했으며, 미국 대표단은 이방카 보좌관 외에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으로 구성됐다.
이방카 보좌관 일행은 이날 만찬 이후 24∼25일 평창올림픽 미국팀 경기 관전, 선수단 격려 등 일정을 소화하고 폐회식에도 참석한 후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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