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 ⑩ 13년 만에 온 北응원단…화해 분위기에 작은 보탬
과거 같은 '신드롬' 없었지만, 남북교류 재개 중요한 걸음 평가
(평창=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남북관계를 해빙 국면으로 돌리는 계기가 된 평창올림픽에서 북한 응원단은 남북 화해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 약 230명은 지난 7일 경의선 육로로 방남해 평창과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인 인제 스피디움에 머무르며 경기 응원과 야외 공연 등을 했다.
10∼20대 여성으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의 방남은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남북교류가 활발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미녀 응원단'으로 통한 북한 응원단은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뜨거운 반향을 낳았지만,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에 대해서는 그런 평가는 별로 없었다.
일사불란한 응원 동작이 어색하다는 지적이나 최첨단 기술과 문화의 장인 평창올림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일각에선 나왔다. 취주악에 성악과 무용을 곁들인 북한 응원단의 야외 공연에 모여드는 관중도 보통 수백 명에 머물러 대중적 관심이 그리 뜨겁지는 않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한 북한 예술단과 함께 오래 단절됐던 남북교류를 다시 시작하는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올림픽 경기에서 펼친 응원은 다소 이질적인 느낌에도 남측 관중의 호응을 끌어내 응원 열기가 달아오르게 하는 역할을 했다.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이겨라!", "힘내라!" 등 구호를 외치면 남측 관중이 이를 따라 해 거대한 함성으로 번졌고 북한 응원단이 시작한 파도타기는 관중석 전체를 한 바퀴 돌곤 했다.
북한 응원단도 우리 내부의 여론 동향 등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응원소품으로 쓴 '미남 가면'이 논란이 되자 다음 경기부터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 응원단은 응원뿐 아니라 경기 관람에도 열중했고 내외신 취재진의 질문도 피하기만 하기보다는 짤막하게 대답하기도 하는 등 과거 미녀 응원단에 비해 자연스러운 인상도 줬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것 못지않게 이들이 방남 기간에 직접 보고 겪은 것이 중요한 의미를 띤다는 북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응원단은 대부분 북한의 엘리트층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평창올림픽에서 견문을 넓힌 것은 북한의 미래에 보이지 않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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