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30대 '경단녀' 재취업 급증…일하는 여성 비율 70% 육박
육아 지원책 효과, 여성 근로의욕 높아지고 경기회복도 한몫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나는 30대를 중심으로 여성 취업인구가 감소하는 "M 커브현상"이 일본의 경우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근로의욕이 높아진 데다 육아지원정책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일손부족과 기업의 여성 인력 채용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달 말 작성한 최신 노동력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15~64세의 일하는 인구는 여성 2천609만 명, 남성 3천289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전했다.
일하는 여성의 비중(노동력률)은 69.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남성의 85.6%에 비해서는 낮지만, 경기회복이 시작된 2012년부터 상승속도가 빨라져 지난 5년간 6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런 증가속도는 외국을 포함, 역사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년 일본의 여성 노동력 인구비율은 67%인 미국과 프랑스보다 높은 것이다.
'M커브'는 노동력 인구를 연령층으로 나눠 그래프화할 때 나타난다. 여성은 육아기인 30대에 이직했다가 육아가 어느 정도 끝나는 40대에 다시 일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미국과 유럽은 그래프가 사다리꼴에 가깝지만, 일본은 30대가 낮아지는 'M'자 모양이 된다. M커브는 여성이 일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된다.
이 M 커브가 사다리꼴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30~34세의 노동력률은 30년 전 50% 정도였으나 최근 수년간 급속히 상승, 작년에는 75.2%로 높아졌다. 40~44세의 77%와 비슷한 수준이다. 15~64세 여성의 70%가 일한다는 계산이다.
정부와 기업이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 육아 세대가 일할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2017년의 경우 25~34세 여성 정규직 취업자는 수는 전년 대비 4만 명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3만 명 감소했다. 파트타임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복직하는 사례도 두드러진다. 작년 10월부터는 육아휴직이 최장 2년까지 허용되고 있다.
총무성 조사에서는 일하고 싶은데 '출산·육아'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89만 명으로 나타났다.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사사키 진(佐?木仁) 주임연구원은 "여성의 노동참가 여지가 아직 크다"고 지적, 노동력률이 내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구가 나오코(久我?子) 주임연구원에 따르면 대졸 여성이 2회 출산하면서 정규직으로 계속 일하면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를 이용하더라도 평생 소득이 2억 엔(약 20억 원)이 넘는다. 이에 비해 첫 아이를 낳은 후 퇴직해 2번째 육아가 어느 정도 끝난 후 파트타임으로 재취업할 경우 평생 소득은 6천만 엔(약 6억 원) 정도라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여성의 노동참가와 임금인상이 확산하면 가구별 소비가 늘어 경제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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