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탈리아 현대사·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이탈리아 현대사 = 폴 긴스버그 지음. 안준범 옮김.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부터 선진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1988년까지 이탈리아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정리했다.
영국 출신으로 유럽 현대사를 전공한 폴 긴스버그 이탈리아 피렌체대 교수가 1990년 출간한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현대사를 서술한다. 이탈리아에서는 1950년대 초반부터 절대적 우위를 보이는 정당이 없어 정치 세력의 이합집산과 그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이 이어졌다.
책에는 파시스트였던 무솔리니부터 그람시, 베를루스코니 등 주요 정치가와 사회단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도 담겼다.
저자는 이탈리아 현대사의 특징으로 엘리트들이 헤게모니를 구축하지 못하는 무능력, 국가의 허약함과 비능률, 가톨릭의 힘, 도시와 농촌 노동자들이 지닌 계급의식, 지속적인 남부 문제를 꼽는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애착이야말로 아마도 이탈리아 인민들의 의식에서 그 어떤 요소들보다도 더 항상적이며 덜 일시적인 요소였던 것 같다"며 이탈리아의 45년 역사를 '개인주의와 연대, 가족과 집단성'으로 요약한다.
후마니타스. 776쪽. 3만3천원.
▲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한상원 지음.
아도르노 정치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상원 충북대 교수가 서구 역사철학을 종말론적 역사관과 유물론적 역사관이라는 두 축으로 설명한 뒤 '세속화'라는 관점으로 분석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종말론적 역사관은 역사 흐름을 단선적 시간으로 설정하고 특정한 목적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으로 본다.
이에 반해 마르크스가 내놓은 유물론적 역사관은 역사를 억압받는 집단의 해방 과정으로 이해한다.
저자는 근대 진보 사관이 종말론적 역사관을, 유물론적 역사관이 근대 진보 사관을 세속화했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유물론적 역사관과 근대 진보 사관, 종말론적 역사관이 뒤엉켜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종말론적 역사관에 등장하는 '구원'이라는 개념을 역사적 고통의 기억과 성찰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억압받는 사람들의 전통이라는 관점으로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과거의 불의와 폭력에 의한 희생들을 망각해서는 안 되며, 오늘날의 고통과 억압을 낳는 현실은 중단돼야 한다."
에디투스. 28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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