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전문가들 "한반도 동남부 지진, 지하 심부서 발생"
경북대 토론회서 "양산단층 아닐 수 있다" 견해도 나와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경주, 포항 등 한반도 동남부에서 발생한 지진이 양산단층 때문만이 아니라 지하 심부 화강암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런 견해는 경북대 지진특화연구센터가 21일 오후 경북대 자연과학대 교수세미나실에서 개최한 '한반도 동남부 지진활동 현황 및 전망' 전문가 토론회에서 제시됐다.
유인창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지질 분포 분석을 통해 "경주 지진 발생 때 처음에는 양산단층이 주범이라 생각했는데 여진이 양산단층과 약간 차이를 두고 발생했다"며 "진원지 화강암체 내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포항은 구조나 단층이 잘 나타나지 않는데도 지진이 일어난 것을 보면 역시 화강암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결론적으로 한반도 동남부 지진은 지하 심부 구조에서 발생했고 독립된 화강암체에서 발생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승찬 독일 키일대 지구물리연구소 박사는 중력장과 자기장을 이용한 3차원 지각 구조 모델을 제시하며 "이 모델로 보면 양산단층을 따라 동쪽은 밀도 높고 서쪽은 밀도가 낮은 물질이 분포하는데, 밀도가 낮은 서쪽이 화강암 분포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주 지진은 수직 응력이 굉장히 약하고 고립된 화강암 지대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돼 앞으로 다양한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며 "포항 지진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화강암으로 생각되는 암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달 11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이 작년 11월 15일 5.4 규모 지진의 여진이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이기화 서울대 지질학과 명예교수는 "11일 지진을 작년 지진 여진으로 보느냐 별개로 보느냐는 애매한 문제다"며 말을 아꼈고,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과장은 "현재로서는 여진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열발전소 건립이 지진 발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당국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참석자들이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김광희 부산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열발전소가 영향 끼쳤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진 않지만 지열발전소가 지진에 단초가 됐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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