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키 여제' 지도하는 분자생물학도 출신 '여자 코치'
미국 여자 알파인 스피드 팀 하조 코치 "여성 존재 일깨우는 특별한 기회"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출전 선수 중 43%가량이 여성으로, '성 평등' 측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눈을 돌리면 여전히 여성은 소수다. '세계 최강'의 기량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비롯해 여자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도 남자인 경우가 더 많다.
스키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번 대회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스노보더 에스터 레데츠카(체코)의 경우엔 스노보드와 스키 전담 코치를 별도로 두고 있으나 모두 남성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알파인스키 여자 스피드 팀을 지도하는 카린 하조 코치의 존재는 특별하다. '스키 여제'로 불리는 린지 본(미국) 등이 포함된 팀을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스키를 배운 그는 대학 시절부터 지도자로 나섰다.
하조 코치는 21일 평창올림픽 공식 정보제공 사이트 '마이인포 2018'에 실린 인터뷰에서 "가난한 대학생에게 스키는 무척 비싼 운동이다. 기본적으론 스키를 탈 수 있어서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연구를 하면서 스키 타는 것을 해방구로 삼았다. 의사를 꿈꾸던 그는 결국 스키에 더 빠져들었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하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번 올림픽뿐만 아니라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등 일상적 국제대회에서도 여자 코치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 스키스노보드협회는 지난해 12월 그를 소개하면서 "알파인스키 월드컵 투어의 유일한 여자 코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조 코치는 "지금은 여자 코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저기 여자 코치가 있다'는 걸 일깨우는 건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로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누군가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일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는 끝없는 기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원하는 일을 향해 전진한다면 어떤 것도 막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