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미 민주의원 사퇴 요구
비서관 가정폭력 사건 안이한 대처에 혼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로 꼽히는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20일(현지시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사퇴를 공식 촉구했다.
전 부인 2명의 폭행 논란에 휩싸여 사퇴한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의 인사검증은 물론 파문 대응 등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면서다. 자신의 오른팔 격인 부하 직원의 가정폭력 문제를 감싸는 등 안이하게 다뤘다가 곤욕을 치르는 형국이다.
워터스 의원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켈리 실장은 롭 포터와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사위)가 비밀취급인가 없이 정부 최고위직에서 일하도록 한 것과 포터가 부인을 구타한 이력을 사전에 알았다는 점에서 (이들 사안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사실이 연방수사국(FBI) 보고서에서 밝혀졌으며 크리스토러 레이 국장도 상원 청문회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레이 국장은 이달 초 상원에서 "FBI는 지난해 7월 포터에 대한 검증조사를 마쳤으며 11월 백악관은 그에 대한 추가 보고서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가정폭력 사건이 언론에 의해 폭로된 이달에야 전모를 알았다는 백악관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켈리 실장은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을 통해 이달 초 포터의 가정폭력 사건이 폭로되자 포터의 정직성을 믿는다며 두둔하고 나섰지만 첫 부인의 멍든 눈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충격받았다"며 부랴부랴 입장을 바꿨다.
포터가 백악관에서 근무 중인 호프 힉스 공보국장과 연애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켈리 실장은 거의 손을 놓은 모습이었다.
당초 켈리 실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래 백악관 내 문고리 권력의 힘을 차단하고 정보유출을 막는 등 질서 세우기를 위한 군기반장을 자처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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