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트리플 악재'에 한국 경제 먹구름 짙어지나
27일 금통위서 금리 동결할 듯…다음달 한미 금리역전 가능성
미 금리인상 가속 전망·통상압력 강화·GM 철수 우려 등 대외 악재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지난해 3%대 성장 기세를 이어 힘차게 출발한 한국 경제에 미국발 먹구름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전망이 최근 급속히 확산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 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반면 다음 달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는 역전되고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이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다가 GM 철수 우려 등 돌발변수까지 한국 경제에 악재로 등장했다.
◇미국발 악재에도 한국경제 순항할까
한국 경제가 대외변수라는 암초를 만났다.
가장 큰 우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려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와 같이 신흥국 자본유출이 재현되는 것이다.
미 금리인상은 올해 3회 전망이 대세였는데 최근 4회 예상이 급증했다. 1월 미 고용 지표 호조에 금융시장은 '물가상승률 상향→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했고 이는 채권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금융시장은 곧 안정을 되찾았지만 앞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 다시 요동칠 가능성은 잠재해있다.
이에 더해 미 통상압박이 확대되며 한국경제를 이끄는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은 지난달 태양광전지와 세탁기 수입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한 데 이어 한국 등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최고 53%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GM이 군산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들어 경제에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덧붙여 지정학적 리스크도 앞으로 더 완화된다는 기대와 오히려 악화된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금리동결 전망 대세…다음 달 한미 금리역전 예고
올해 두번째 금통위에서 금리를 연 1.50%로 유지한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거란 예상도 거의 없다.
경기와 물가 등을 봤을 때 추가 인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3%대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체감경기는 미지근하고 성장 온기가 전파되는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
특히 물가가 받쳐주지 않는다.
한은은 1월 금통위에서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지난 전망 때 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본격 반등하는 시기가 하반기로 늦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전망은 그런대로 밝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아서 당장 금리인상 필요성이 높은 편이 아니고, 이달 들어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기도 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가 연임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도 동결 기대를 높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융시장 점검과 함께 통상 문제를 비롯한 대외 환경 위험도 증가와 관련해 인식 공유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3월에 미국이 금융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는 점은 부담이다. 2007년 8월 이래 10년여 만이다.
금리역전이 곧바로 자본유출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해도 행여 현실화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금융불안 요인임은 분명하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그러나 여건이 안되는데 무리하게 미국을 따라서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 소비 등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백 실장은 "자본유출의 가장 큰 동인은 장기성장률 차이이므로 정책당국에서 이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 증가세, 부동산 시장 양극화, 시장금리 상승 등은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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