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은퇴 고민하는 신소정 "스웨덴전 마지막이라 생각하겠다"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청춘을 바친 골리 신소정(28)에게 스웨덴전은 은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스웨덴과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7∼8위 결정전을 하루 앞둔 19일 강원도 관동하키센터에서 훈련을 치렀다.
불과 중학교 1학년 때 태극마크를 단 신소정은 결국,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이뤘다. 참패도 겪었지만 꿈만 같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토록 기다려온 올림픽 무대는 이제 내일이면 끝난다.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난 신소정은 "엄청나게 아쉽다. 10년 넘게 기다려왔는데 마지막이 왔다고 하니까 슬프고,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경기가 끝나면 속 시원하면서도 감정이 벅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이상화 경기를 봤는데 슬프더라. '압박감이 얼마나 컸으면 그렇게 펑펑 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나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소정의 선수생활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역사나 마찬가지다. 국제대회에서 아시아 팀에 수십 골씩 얻어맞곤 했던 신소정은 유학을 결심했고, 2013년 캐나다 대학스포츠 1부리그(CIS) 세인트 프라이스 제이비어대에 입학했다.
대학리그에서 3시즌 동안 1점대 실점률을 기록하는 등 기량이 일취월장한 그는 2016년 북미여자아이스하키리그(NWHL)에도 진출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스위스, 스웨덴전 때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일본과의 3차전, 스위스와의 순위결정전에서는 눈부시게 선방했다.
신소정은 "어제 스위스전처럼 집중하면 이길 기회를 동료들에게 줄 수 있을 것 같다. 셧아웃(무실점)을 위해 노력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은퇴 가능성에 관해 묻자 신소정은 "오늘 훈련이 내 마지막 훈련이다"라고도, "은퇴는 아니다. 아직 모르겠다"고도 했다. 계속된 질문에 그는 "은퇴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경기 끝나면 생각해보겠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나도 나이가 있어서 어머니한테 죄송스럽다. 그동안 불효하며 지낸 것 같다"면서 "나의 행복을 위해 너무 욕심부렸던 것 같기도 하다. 가족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지만, 이는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수준을 더 끌어올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은퇴를 미룰 생각도 있는 듯했다.
신소정은 "(NWHL의) 뉴욕 리베터스에서 제의가 있었다. 그런데 캐나다나 스웨덴 등 다른 리그도 가보고 싶다. 해외에서 게임을 많이 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튼 내일 스웨덴전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면서 "그래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과 스웨덴의 7∼8위 결정전은 20일 오후 12시 10분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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