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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당연히 좋아죽겠다" 윤성빈 '설상 최초 금메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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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당연히 좋아죽겠다" 윤성빈 '설상 최초 금메달' 일문일답

"(금메달은) 제 목표이고, 팀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의 목표였다"
"표정에 안 드러나지만 아주 좋아…종일 자고 싶다"



(평창=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에 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강원도청)이 덤덤한 표정으로 남긴 소감은 "기분이 아주 좋다"는 말이었다.
윤성빈은 15∼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 경쟁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빙상이 아닌 종목에서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최초다.
윤성빈은 "(금메달은) 제 목표이고, 팀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앞서 세계 스켈레톤을 지배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4위에 그친 것에 대해서는 "제가 가장 닮고 싶은 선수였고, 지금도 보고 배울 것이 있다"고 예우했다.
다음은 윤성빈과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 지난해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는지.
▲ 최근 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다. 항상 그래 왔던 것이다. 홈 올림픽이라는 것은 정말 집 같은 이 트랙에서 하는 것이고, 해왔던 대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부담감은 없었다. 메달은 제 목표이고 팀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의 목표였다.
-- 처음 스켈레톤을 시작할 때 트라이아웃에서 코치들이 윤성빈 선수를 썩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는데.
▲ 코치님들이 생각하신 것은 저는 당연히 모른다. 저는 그저 맡은 바에 충실했다. 그리고 아예 전혀 재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는 못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금의 재능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 팀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고 (선수를) 잘 만들 수 있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지금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아이언맨 헬멧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의미는. 썰매에 있는 '태극마크가 그려진 주먹' 대해서도 말해달라.
▲ 아이언맨은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캐릭터다.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꼭 아이언맨이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봐서 하게 됐다. 썰매는 리처드(영국인 코치 리처드 브롬리)와 같이 여러 디자인을 놓고 고민했다. 여러 가지 튀는 디자인도 많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주먹 쥐고 있는 모습이 의지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정했다.
-- 이번 대회 결과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시상대 오르지 못했다. 두쿠르스 시대가 지고 윤성빈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 마르틴스 같은 경우에는 제가 평소에 가장 닮고 싶은 선수였다. '제 시대가 왔고 그 선수는 갔다'는 평가나 얘기들보다는, 그 선수는 여전히 제 우상으로 남아 있고 스켈레톤계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선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잊지 않고 보고 배울 것이 많다.


-- 4차 시기 앞두고 기분이 어땠는지.
▲ 4차 시기에는 처음 1차 시기 뛸 때의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모든 시기에서 좋은 기록, 만족할 만한 기록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약 3차 시기부터 (다른 선수들과) 기록 차이가 난다고 안주했다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4차 시기에도 응원에 힘입어서 1차 때의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했다.
-- 스켈레톤을 처음 시작할 때 너무 속도가 빨라서 무서워했다는 얘기도 있다. 어떻게 해서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나.
▲ 처음에는 빠른 스피드 때문에 무서웠다기보다는 벽에 부딪히는 게 너무 아파서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터라 어쩔 수 없이 한 1∼2개월 정도 계속했는데 그 기간에 하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이 변했다.
-- 메달 부담감은 없다고 얘기해왔고 즐기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주행에 대한 확신은 언제 생겼는지. 지금 상황이 2014년 소치 대회(당시 16위) 때와는 다른데 소회는.
▲ 트랙에 대한 자신감은, 지난 1월 훈련할 때 확신이 들었다. 팀 내에서 팀 동료 선수들끼리만 훈련했기 때문에 그 훈련이 올바르게 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시합을 해봐야 아는 것이라서 그런 것들이 좀 걱정은 됐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잘해낸 것 같다.
소치 때는 메달보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지금의 평창을 위해서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때의 경험이 잘 작용했고 많은 도움이 됐다.
-- 피겨에 김연아가 있다면 오늘 윤성빈은 전 국민이 아는 스켈레톤의 아이콘이 됐다. 미래의 윤성빈을 위해 한마디 해 달라.
▲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고 접하기에는 스켈레톤이 조금 까다로운 종목이다. 저도 그런 것들을 겪었으므로 제가 충분히 조언이라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잘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 금메달을 땄는데 밝은 웃음을 못 봤다. 아직 젊은데 너무 어려운 말만 하는 것 같다. 굉장히 좋은 일인데 솔직한 심정을 말해달라. 웃고 싶은데 참는 것인가.
▲ 아니다(웃음). 평소에는 정말 감정에 충실한 성격이라서 4차 시기 끝나고는 감정이 북받쳤는데 다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따분하고 그렇다(웃음). 당연히 기분 좋습니다. 좋고.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기분 아∼주 좋습니다. 표정에서 안 드러나서 그렇지 죽을 것 같다(웃음).


-- 15일 1, 2차 시기 끝나고 눈물을 흘렸다. 그간 가장 고통스러웠던 점은.
▲ 고통이라기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힘이 들었다. 그때는 제가 가진 것이 없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기가 힘들었다.
1, 2차 시기 끝나고는, 제가 올림픽을 위해서 달려온 길도, 저희 팀도 정말 고생이 많았다. 고생했을 때 같이 힘들어하고 보듬어주던 그런 과정들이 갑자기 생각나서 그랬다(눈물이 났다).
-- 김지수 선수가 경기 끝나고 앞으로는 '윤성빈을 긴장시킬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는데.
▲ 충분히 그럴 가능성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웃음). 저도 아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 없다. 그런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제가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고, 새로운 경쟁자가 계속 생긴다는 것은 제게 가장 좋은 약이다.
-- 한국 썰매가 좋은 출발을 했다. 이틀 뒤 출전하는 봅슬레이 대표팀에 한마디 하자면.
▲ 봅슬레이 형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정말 제 방식대로 하자면, 막상 해보니까 별것 없더라는 것이다(웃음). 정말 저희는 준비를 많이 했으니 그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경기에 임한다면 후회 없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나도 응원하겠다.
-- 스켈레톤 처음 시작할 때의 목표와 지금의 새로운 목표는.
▲ 지금 상황에 충실해야 한다. 아직은 제가 누가 봐도 완벽하다는 말은 듣기 이르다. 가까운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리니까 베이징까지 당연히 가야 한다. 그때는 홈 이점을 가지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베이징까지는 노력해보겠다.
-- 금메달을 따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 지금은 전화기 꺼두고 좀 자고 싶다. 하루 종일.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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