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교 총격범은 백인우월단체 회원…군대식훈련도 참여"
백인우월단체 ROF 지도자 "크루스는 우리 회원…학교 공격 지시한 적은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니콜라스 크루스(19)는 한 백인우월주의 단체에 속해 있고 군대식 훈련도 받은 적이 있다고 국제적인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인종 증오범죄에 반대하는 ADL은 크루스가 회원으로 있었다는 백인우월 단체 '플로리다 공화국(ROF)'의 지도자라고 자처한 조던 제립의 주장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ADL이 전한 제립의 주장에 따르면 ROF의 한 회원이 크루스를 데려와 이 단체에 가입시켰다. 크루스는 이후 ROF가 플로리다 주 탈리하시 인근에서 진행한 군대식 훈련에도 참가했다.
ROF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단체는 "백인 정체성주의 정치를 위해 싸우는 백인 시민권 조직"이며, 플로리다 주에 백인종족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목표다.
ROF는 또 자신들이 "반정부 극단주의 민병대 운동으로부터 의회적 개념을 빌려온다"고 주장한다.
다만 제립은 크루스에 모교인 더글러스고를 공격하라고 지시하거나 그 공격을 지원하겠다고 한 적은 전혀 없다고 ADL에 전했다.
제립은 또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와 인터뷰에서 크루스를 "그저 평범한, 선거권을 빼앗긴, 젊은 백인 남자 같아 보였다"고 묘사했다.
제립은 또 크루스에 대해 "그가 무엇을 믿는지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그는 백인 분리주의 의회의 원조 파시스트 조직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을 완벽히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립은 크루스가 플로리다 주 클리어워터에 있는 ROF 산하 세포조직의 회원이었고, 그곳에서 다른 회원들과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립은 "크루스는 아마도 그 훈련을 어제 했던 일에 활용했을 것"이라며 "내가 아는 누구도 그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맛이 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제립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크루스에 대해 "평범한 플로리다 백인 남성"이라고 묘사했다. 제립은 또 "크루스가 한 소녀와 문제가 있었다"면서 밸런타인데이를 범행 날짜로 잡은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를 다니다 퇴학당한 크루스는 전날 이 학교에서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학생과 교직원 등 최소 17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이는 미국 역사상 학교에서 벌어진 최악의 총기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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