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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자랑스러운 우리 딸 박윤정" 행복한 브랜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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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자랑스러운 우리 딸 박윤정" 행복한 브랜트 부부
입양한 큰딸 박윤정, 작은딸 한나 보러 매일 관동하키센터 '출근도장'



(강릉=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그레고리 브랜트(63)-로빈 브랜트(61) 부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한국을 방문한 이후 매일 관동하키센터를 찾고 있다.
부부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공격수인 작은딸 한나 브랜트(25)가 출전하는 미국팀의 A조 예선 경기뿐만 아니라 하루 엇갈려서 열리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B조 예선 경기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입양한 뒤 친자식이나 다름없이 사랑으로 키운 큰딸 박윤정(26·마리사 브랜트)이 남북 단일팀에 속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이기 때문이다.
부부는 큰딸이 한반도기를 달고 남북 단일팀의 일원으로, 작은딸이 성조기를 달고 미국 대표팀으로 평창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15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여자 아이스하키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부부를 만났다.
전날 일본전을 끝내고 하루 휴식을 맞은 박윤정과 그의 동갑내기 남편 브렛 이로넨도 함께였다. 전날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단일팀을 뜨겁게 응원했던 부부는 이날은 미국 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전날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골의 감동과 그 골을 어시스트한 선수가 큰딸이라는 자부심은 하루가 지난 뒤에도 그대로였다.
엄마인 로빈은 "어제 경기는 정말로 짜릿했다"며 "사실 골이 들어간 뒤에도 마리사가 어시스트한 줄 모르고 있었다. 정말로 자랑스러웠고,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흥분했다"고 했다.
아버지인 그레고리는 "정말로 감동적인 밤이었다"며 "어시스트는 큰딸이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멋진 일이었다"고 했다.
남편인 브렛은 "경기장 분위기가 엄청났다. 모든 사람이 코리아를 뜨겁게 응원했고, 1-4로 스코어가 벌어진 뒤에도 마치 0-0인 것처럼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단일팀은 1-4로 패한 전날 일본전에서 0-2로 뒤진 2피리어드 9분 31초에 랜디 희수 그리핀이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박윤정이 보드를 튕겨서 패스를 내주자 그리핀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역사적인 첫 골을 도운 박윤정은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팬들과 우리를 도와준 모든 사람에게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조금은 우리를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며 "행운의 골이지만 골은 골이다"고 밝게 웃었다.
부부는 단일팀이 첫 두 경기에서 스위스(6위), 스웨덴(5위)에 모두 0-8로 졌을 때도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로빈은 "첫 경기에서 0-8로 패했지만, 기분이 몹시 나쁘지는 않았다. 그건 단순히 경기 이상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단지 딸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흥분됐다"고 했다.
그레고리는 "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지만 그건 다른 상황이었다"며 "그리고 상대가 워낙 강했다. 경기 종료 45초를 남겨둔 시점에도 선수들이 퍽을 따내기 위해 몸을 던지고 몸으로 상대의 슛을 막아냈다. 무척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남편인 브렛은 "나는 그녀에게 정말로 자랑스럽다고 말해줬다"며 "특히 단일팀은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열심히 노력했으니 첫 골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가 기대된다"고 했다.
박윤정은 "일본과 다음 대결에서는 충분히 설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는 골을 넣으면서 모멘텀을 얻었다. 순위 결정전 2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레고리·로빈 브랜트 부부는 12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자 한국 아이 입양을 결정했다. 부부는 박윤정이 미국에 도착하기 2주 전 임신 사실을 알았으나 그대로 입양을 추진했다.
브랜트 부부는 박윤정과 그해 11월에 태어난 한나에게 모든 것을 함께 시켰다. 자매는 춤, 피겨스케이팅, 체조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됐고, 이번 평창에서 영화 같은 사연의 주인공이 됐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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