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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꽃으로 끝나나…호화캐스팅 무색한 '화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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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꽃으로 끝나나…호화캐스팅 무색한 '화유기'
시청률 5~6% 머무른 채 종영 앞둬…초반 방송사고 영향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승기의 제대 복귀작이고 차승원과 오연서가 손을 잡았다. 이세영, 이홍기, 이엘, 김성오, 성지루, 장광 등 조연도 쟁쟁하다.
하지만 시청률은 5~6%에 머문다. 호화캐스팅이 무색하다. 무명의 연극배우들이 꾸려갔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1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체면이 안선다.
tvN 주말극 '화유기'가 제목에 빛날 화(華), 꽃 화(花)를 내세웠지만, 제목만큼 아름답고 빛나는 여행기는 되지 못하고 있다. 종영까지 5회 남았다. 활짝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대로 끝날 것인가.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달 14일의 6.9%다.



◇ 빛나는 캐스팅 살리지 못하는 이야기…조연에 무게중심 옮겨가기도
'화유기'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서역 여행기를 그린 고대 판타지소설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다. '서유기'의 '서'(서쪽) 대신, '화'를 제목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 '화'는 빛날 화(華), 꽃 화(花), 화합할 화(和) 등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을 히트시킨 '홍자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서유기'의 등장인물들을 21세기로 가져와 도심 속 요괴와 귀신들의 이야기로 응용, 활용하고 있다.
'서유기'가 불경을 찾기 위해 서역으로 떠나는 여정이라면, '화유기'는 신선이 되고자 하는 우마왕과 천계가 내린 벌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손오공 등 각자 목적이 있는 요괴들의 인간세상 여행기 정도가 되겠다.
제작진은 앞서 이 드라마가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낭만 퇴마극"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15부까지 방송된 현재, '빛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큰 틀은 실종된 상태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와 새로운 요괴를 선보이지만, 큰 줄기에서는 제자리를 맴맴 돌고만 있고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우마왕이 대형 연예기획사 사장이고, 신선이 되고자 '선행 포인트'를 쌓는 중이며, 저팔계가 톱스타이지만 배신을 일삼는 캐릭터이고, 사오정은 대기업 사장이지만 청소와 요리 등 집안 살림이 취미이자 특기라는 설정 등은 재치가 넘친다.
삼장이 귀신을 보는 여자이고, 마음에 안 들면 여자도 패는 퇴폐적인 악동 손오공이 그런 삼장과 사랑에 빠져 희생적인 순애보를 펼치는 구도도 흥미롭다.
그러나 드라마는 거기까지다. 빛나는 캐스팅과 재기발랄한 캐릭터 설정 덕에 5~6%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을 엮어내는 이야기는 매끄럽지도 못하고 힘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가 불분명한 게 뼈아프다.
홍자매의 아이디어는 이번에도 유효하다. 코미디도 살아있다. 하지만 스토리는 연속성이 떨어져 툭툭 끊어지고, 최근에는 주연보다 조연이 부각되는, 의도하지 않았을 주객전도 현상까지 벌어졌다. 좀비에서 아사녀로 변신하며 1인2역을 소화 중인 이세영에게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옮겨가 버리면서 주연들의 역할이 축소됐다. 이야기가 구심점을 상실하면서 벌어진 부작용이다.



◇ 초반 대형 방송사고도 상품성 떨어뜨려
'화유기'는 지난해 12월24일 방송 2회 만에 두 차례 방송이 지연되다 결국 방송을 도중에 중단해버리는 대형 사고를 냈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방송을 시작하면서 한국 드라마 사상 최악의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다. 결국 이 사고로 '화유기'는 시작하자마자 한 주를 결방해야 했다.
설상가상, 이 사고 전날에는 한 스태프가 작업 중 추락해 크게 부상하는 사고까지 나면서 '화유기'는 출발부터 '사고 드라마'라는 이미지가 드라마 전체를 덮어버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화유기'는 한 편의 드라마로서 순수하게 평가받기도 전에 상품성이 많이 떨어져 버린 측면이 있다. 초반의 어이없는 방송사고에 실망감을 토로하면서 바로 이탈해버린 시청층도 생겼고, '사고 드라마'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하나의 이야기로 감상하지 못하겠다는 평도 나온다.
대본이 많이 나온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음에도 연출자의 스케줄 조정 실패로 참사가 벌어지면서 촬영장 분위기도 초반만 같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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