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넘사벽'은 없다…한국 男빙속, 올림픽 전 종목서 메달 획득
김민석 1,500m 메달로 장·단거리서 모두 메달 맛
신규 매스스타트에서도 첫 메달 도전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김민석(성남시청)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동메달은 김민석의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면서,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가 따낸 첫 올림픽 메달이다.
김민석의 메달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이 메달로 한국은 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전 종목에서 메달 지도를 완성하게 됐다.
동계올림픽 초기 빙속 메달은 북미와 북유럽 선수들이 양분했다.
여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유럽 선수들이 가세했지만 아시아 선수들에게는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다.
여자 종목의 경우 1964년 인스브루크 올림픽에서 북한의 한필화가 3,000m 은메달을 따는 등 비교적 일찍부터 아시아 선수들이 활약했으나 남자 종목에서는 유럽과 북미의 벽이 높고도 단단했다.
그러다가 단거리부터 서서히 아시아 선수들이 철옹성 같던 서양의 아성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1984년 사라예보올림픽에서 일본 기타자와 요시히로가 500m 은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서서히 시상대에 아시아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김윤만이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 빙속 메달도 단거리인 500m에서 나왔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을 땄고, 4년 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모태범이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땄다.
장거리는 단거리에 비해 더 오랫동안 아시아 선수들에게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이승훈이 10,000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거머쥔 것이 아시아 선수의 처음이자 현재까진 마지막 메달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이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일하게 메달이 나오지 못했던 1,500m에서 김민석이 이번에 귀한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우리나라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5개 세부종목(매스스타트 제외)에서 모두 메달 맛을 봤다.
올해 올림픽부터 추가된 매스스타트에선 이승훈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어 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체격 좋은 유럽, 북미 선수들 틈새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전 종목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은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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