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00년 식당·빵집·책방…창원의 '숨은 명소' 투어 시작
관광도시 선언 창원, '방문의 해' 맞아 이색점포 9곳 등 13곳 선정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는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도시다.
구도심인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에는 시대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영업하는 노포(老鋪)가 몰려 있다.
창원시는 2·3대째 영업할 할 정도로 오래된 가게와 지역 산업자원 13곳을 둘러보는 산업관광 투어를 3월부터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2018년을 '창원방문의 해'로 선포한 창원시가 기존 볼거리, 체험거리 위주의 관광자원과 차별화해 내놓은 색다른 프로그램이다.
지역 산업에 대해 잘 아는 14명의 산업관광 해설사가 산업관광 투어 신청을 한 관광객들에게 하루 또는 1박 2일 일정으로 전통명가와 산업자원을 소개한다.
창원시는 학문당·태양카메라·황금당·일신당·모모양복점·불로식당·본초당·고려당·남성식당 등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점포 9곳을 골랐다.
학문당은 1955년에 영업을 시작한 오래된 서점이다.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 진출로 수많은 지역 서점들이 문을 닫았지만 학문당은 2대째 63년간 굳건히 문을 열고 있다.
1952년 개업한 태양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범람 속에서도 필름 카메라 명맥을 잇는 점포다.
2대째 66년째 운영 중인 태양카메라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남은 필름 카메라 판매·수리점이다.
귀금속 판매점인 황금당은 일제강점기인 1938년 창업했다.
귀금속 품질에 대한 정확한 보증이 없던 시절에 순도를 지킨 보기 드문 금방으로 유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황금당'이란 이름만을 믿고서 금을 샀다.
일신당은 1947년 개업한 시계 수리점이다.
시계 수리 기술 못지않게 신용을 최선으로 내세워 70년 넘게 자리를 지킨다.
모모양복점은 1960년 문을 열었다.
기성복 대중화로 맞춤 양복점이 사양길이지만 모모양복점은 꼼꼼한 바느질 기술로 여전히 창동 터줏대감으로 남았다.
불로식당은 1951년 가게 운영을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내놓는 신선한 생선회, 제철 해산물, 불고기 한상차림은 요즘 사람들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본초당은 1955년 문을 연 한의원이다.
시간을 초월해 본초당이 60년 넘게 건재하는 이유는 좋은 한약재와 환자에 대한 이해에 있다.
고려당은 1959년부터 빵을 굽기 시작했다.
긴 세월 빵집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변함없는 맛으로 여전히 지역민들 발길을 끈다.
남성식당은 1910년 문을 열어 3대째 운영 중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복집이다.
마산명물인 '복요리 거리'를 있게 한 원조식당이다.
창원시는 이외에 자유무역지역 홍보관, 무학 굿데이 뮤지엄, 마산어시장, 몽고정을 산업관광 명소에 포함했다.
자유무역지역 홍보관은 1973년 수출확대와 외화조달을 목표로 갯벌을 매립해 생긴 마산자유무역지역 40여 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굿데이 뮤지엄은 종합주류업체인 ㈜무학이 설립한 술 박물관이다.
3천300여 종의 세계 각국 술을 전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주류 박물관이다.
마산어시장은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경남의 대표적인 상설 전통시장이다.
생물·건어물·젓갈 등 수산물뿐만 아니라 청과류 등을 파는 860여 개 점포가 몰려 있고 상인 종사자만 2천8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관광형 어시장이다.
몽고정은 고려 시대 일본을 정벌하려고 합포(현 마산)에 모였던 고려·몽고 연합군이 마실 물을 확보하려고 판 우물이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했던 몽고정 이름을 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장류 업체인 몽고식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황규종 창원시 관광과장은 "관광객들이 오래된 점포를 직접 방문해 내력과 영업철학을 들으면서 창원시의 숨겨진 매력을 알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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