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쟁자 선전에 "가슴에 불붙은" 황제 화이트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황제의 귀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숀 화이트가 다른 경쟁자들에게 자극받아 연기 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13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98.50점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에게 "1차 시기로도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와 부담감, 긴장을 덜어냈다"며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2차 시기에서 너무 훌륭한 경기를 치르기에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종목은 1·2차 시기 경기를 펼쳐 두 번의 점수 가운데 높은 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12명이 결선에 진출한다.
1차 시기에서 1천80도 회전을 여러 차례 완벽하게 소화한 화이트는 93.25점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1차 시기에서 90점을 넘은 선수는 화이트 혼자뿐이었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먼저 경기를 펼친 아유무 히라노(일본)가 95.25점, 가타야마 라이부(일본)가 90.75점을 받는 등 경쟁자들이 화이트의 예선 1위 자리를 위협하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화이트 직전에 뛴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호주의 스코티 제임스는 무려 96.75점을 받아 화이트를 자극했다.
화이트는 2차 시기에서 보란 듯이 1천260도 회전(더블 맥 트위스트) 등을 선보이고, 최대 5.7m의 점프를 뽐내며 98.50점을 받아내 '황제의 귀환'을 예고했다.
그는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어린 선수들이 놀라운 경기를 치르는 걸 보며 나도 불이 붙었다. 내가 평생 하던 게 바로 이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승리 욕심을 드러냈다.
화이트는 "결선에서 마지막 순서로 뛰게 됐는데 나한테는 '행운의 자리'라 의미가 크다"며 "이번 올림픽이 4번째 출전인데, 지금까지 자신을 '언더독'(승산이 낮은 선수)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결선에서는 크게, 깔끔하게,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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