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당, 광주서 "호남정신" 강조…지방선거 기선제압 나서(종합)
5·18 묘지 참배…조배숙 "호남 광역단체장 3곳 다 승리 자신"
안철수 겨냥 "한국당과 '김일성 가면 논란' 찰떡공조" 비판
(서울·광주=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기자 =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12일 창당 후 처음으로 당의 핵심 지역 기반인 광주에 총집결해 '호남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민평당은 당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6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려면 호남 민심을 끌어안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아래 '호남 광역단체장 3곳 석권'을 목표로 내걸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날 조배숙 대표와 김경진 상임선대위원장, 정인화 사무총장 등 소속 의원 10여 명은 함박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조 대표는 방명록에 '숭고한 희생을 마음에 새겨 평등한 세상을 호남정신으로 실현하겠다'고 남겼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광주 영령들께 인사를 드리러 왔다. 희생된 분들이 소망하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저희는 호남정신을 지키기 위해 보수야합을 반대하고 민평당을 창당했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로 이동해 현장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민평당에는 '뉴 DJ(김대중 전 대통령)'로 불릴만한 젊고 출중한 정치인들이 많다"며 '호남 정통성'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호남에서 민평당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광역단체장 호남 3곳 다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고 일축했다.
조 대표의 발언들은 민평당이 호남에서 지지기반이 겹치는 집권여당 민주당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정배 의원도 회의에서 "민평당은 문재인 정부를 광주·호남정신으로 견인하는 개혁선도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 출입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1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현역의원을 광역단체장 선거에 내보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현역의원을 차출해 지방선거에 내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언급했다.
아직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의원들을 차출하기는 부담스럽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 전남지사 출마 전망이 나왔던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대표 발언을 일부에서 저의 전남지사 출마 관계로 연결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저는 지금까지 출마를 공식 확인한 사실도 없으며, 거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1박2일에 거쳐 전북·광주를 찾은 민평당은 오는 설 연휴 직후 전남 방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민평당은 텃밭 민심잡기 행보와 동시에 대북정책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것은 바른미래당이 아닌 민평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안 대표를 '보수야합'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은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전쟁 위협의 한반도를 평화의 한반도로 바꾸길 희망한다"며 "홍·안·유(홍준표·안철수·유승민) 세 지도자가 '비핵화 없는 정상회담은 안된다'고 딴죽을 걸었는데, 이는 시대착오적이고 냉전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누가 진정 평화를 실천하는 세력인지 분명해지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김일성 가면 응원 논란' 등 곳곳에서 한국당과 '바미당(바른미래당)'이 찰떡공조를 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평당은 이날 최고위 논의 결과 조배숙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한웅 변호사를 임명하고, 공석이었던 47개 지역위원장 자리의 인선을 완료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