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나쁘고 사회경제적 수준 낮은 지역이 사망률도 높아
교육수준 낮을수록 음주·흡연·운동부족…'나쁜 습관' 많다
성인 68% "지역·계층 간 건강격차"…보사연 "건강증진서비스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주거 환경이 낙후되고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지역일수록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불평등은 개인의 교육 수준과도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국내 질병 관리 및 건강불평등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지역박탈지수가 높을수록 그 지역의 사망률도 높았다.
지역박탈지수는 지역의 박탈 혹은 결핍 정도를 지수화해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보여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표로 박탈지수가 높을수록 주거 환경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013∼2015년 총사망률을 보면, 지역박탈지수가 가장 높은 1분위 지역의 총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12.2명이었고, 그보다 박탈 정도가 약한 2분위 지역은 391.0명, 3분위 지역은 367.3명, 박탈 정도가 가장 덜한 4분위 지역은 341.3명이었다.
1분위와 4분위 집단 간 총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70.9명의 차이가 났다.
지역박탈지수에 활용한 지표는 낙후된 주거 환경, 낮은 교육 수준, 노인 인구, 낮은 사회계급 변수, 1인 가구, 자가용 미소유, 아파트 비거주, 여성 가구주, 이혼 및 사별 등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은 건강불평등을 경험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기(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흡연, 고위험 음주, 근력운동 미실천, 식품 미보장(양질의 식품을 충분히 소비하거나 얻지 못한 상태)을 나쁜 생활습관으로 정의할 때, 나쁜 습관을 3개 이상 보유한 사람은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경우 32.9%, 중·고등학교 졸업은 23.4%, 전문대 졸업 이상은 19.6%로 차이가 컸다.
나쁜 습관이 하나도 없다는 대답은 초등학교 졸업 그룹에서 1.4%에 불과했으나 전문대 졸업 이상에서는 10.4%로 많았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성인 600명 중 67.7%는 사회계층 간, 지역 간 건강불평등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불평등 인식률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증가해 중졸 이하는 47.6%, 고졸 이하는 67.9%, 대졸자 이상은 71.1%였다.
보고서는 "건강불평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불평등에 대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면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보다 좋은 생활습관을 갖도록 건강증진서비스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 결핍 수준과 사망률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에 대한 포괄적인 중재 정책과 공중보건사업을 통한 예방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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