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컬링 전도사' 장혜지-이기정 "우리 관중 자랑스러워"
"낯선 종목 컬링에 큰 관심…'매너 응원' 감사해"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국가대표 이기정(23)은 1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기정은 강릉컬링센터 내부를 빙 둘러싼 관중석을 차례로 돌며 인사했다.
또 자신의 경기복을 관중석에 골고루 던졌다.
관중은 박수로 이기정을 격려했다.
관중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이기정의 눈시울을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기정과 장혜지(21)는 이날 캐나다전 패배로 예선 최종 전적 2승 5패를 기록, 공동 6위를 확정했다. 상위 4개 팀이 올라가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실패했다.
이기정과 장혜지는 아쉬움에 울먹이면서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관중 이야기가 나오니 다시 밝게 웃었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 최대 수확이 '관심'이라고 밝혔다.
장혜지는 "저희가 성장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수확은 컬링을 대중에 알린 것이다.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기정도 "너무 영광스러운 대회였다. 살면서 이렇게 즐거운 대회는 처음"이라며 "컬링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1차전에서 핀란드를 완파하며 한국에 평창올림픽 첫 승리를 안기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기정과 장혜지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응원은 점점 뜨거워졌다.
그동안 한국은 컬링 불모지였지만, 믹스더블 예선 1∼7차전 내내 경기장은 많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11일에도 2천622명으로 만원 관중을 이뤘다.
'비인기 종목' 컬링 선수로서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기정은 팬레터까지 받았다며 신기해했다.
이기정은 관중에 경기복을 선물한 데 대해 "메달로 보답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제가 해드릴 게 그것밖에 없었다"며 "감동한 올림픽이었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관중이 단순히 컬링을 응원한 것이 아니라 매너와 품격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자랑스러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는 조용히 해주고, 힘이 필요할 때는 열띤 응원을 보내줬다는 것이다.
장혜지는 "외국 선수들도 관중 매너가 너무 좋다고 칭찬하더라.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반석 믹스더블 감독도 "사실 관중 소음을 걱정했는데,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소치 올림픽 등 다른 대회에서는 관중이 발을 굴러서 선수들이 방해를 받았다. 홈 팀 선수들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한국 관중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기다려주셨다. 관중의 도움을 많이 받은 올림픽이다"라고 고마워했다.
사람들에게 컬링의 재미를 알려준 선수는 바로 장혜지-이기정이다.
장혜지-이기정은 믹스더블을 계기로 컬링에 쏠린 관심이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남·여 4인조 컬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4인조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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