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베트남 발판으로 세계 시장 공략"
베트남 총리 면담…"섬유·산업자재 넘어 화학·중공업 투자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존 섬유, 산업자재에 이어 화학, 중공업 투자도 진행하는 등 현지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조 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효성이 11일 전했다.
조 회장은 "효성은 베트남 북부, 중부, 남부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효성 베트남'은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라며 "앞으로 세계 1위의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화학, 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공정(DH)시설, 액화석유가스(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중부 꽝남성에 추가 생산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효성은 이 같은 베트남 투자 확대로 국내 생산기지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30만t 규모의 증설을 완료한 울산시 용연 프로필렌 공장을 고부가가치 제품인 파이프용 PP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고 베트남에 신설하는 프로필렌 공장을 일반 제품 생산공장으로 이원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등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동기도 베트남에서 반제품을 만든 뒤 국내 창원공장으로 들여와 완제품으로 제조해 수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앞서 효성은 2007년부터 호찌민시 인근 연짝 공단에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후 지금까지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연짝 공단 내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투자 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전동기 등 핵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인프라 사업 수주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회장은 송전과 건설 부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인프라 사업에서도 성공을 자신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기술 이전 등을 통해 베트남이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푹 총리는 효성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효성이 베트남 국영 변압기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화답했다.
한국 투자포럼을 열자는 조 회장의 제안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회장과 푹 총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자결제 등 정보기술(IT) 사업 추진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조 회장은 인건비 상승과 규제 강화로 중국 공장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에 대비해야 한다며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그는 지난해부터 현장 경영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허베이(河北)성 취저우(衢州)시 당서기를 만나 스판덱스 사업 확대에 대해 논의했고, 10월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섬유 전시회인 인터텍스타일 2017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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