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문 대통령과 대북압박 강화·지속 재확인"(종합2보)
귀국전용기서 "한미일, 핵포기 때까지 철통같은 공조"
"北비핵화조치 개시 때 제재완화 공감…평양 초청건은 논의 안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흘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북한의 핵 포기 압박을 위한 한국·미국·일본의 이른바 '삼국 공조'에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향하던 전용기(공군 2호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북한이 핵 야욕을 버리도록 압박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이뤄져야만 할 일들을 계속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에게 최근 있었던 북한 인사와의 면담에 대해 알려줬으며, "우리 둘 다 북한에 대해 최대의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협력을 지속하기로 서로에게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 캠페인을 강화하고 지속하기 위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점에 고무됐다"고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과의 회동 등을 주제로 "친구처럼 대화했다"고 말했다.
남북대화와 관련, AP통신은 펜스 부통령이 전날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대화 개시에 동의할 때까지는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하면서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 인사들과 면담 과정에서 나온 구체적인 이야기를 공유했지만, 북측의 평양 초청에 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평양 초청을 두고 펜스 부통령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오직 북한이 실질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시작할 때에만 누구든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북 초청으로 미국의 대북압박 정책이 희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동안 펜스 부통령과 북측 인사가 조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은 북한 인사들을 피하려 한 게 아니라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CNN 방송은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서는 서로 매우 다른 외교적 접근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개회식에 문 대통령은 김여정 제1부부장과 악수했으나 펜스 부통령은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도 굳은 얼굴로 앉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외면한 장면은 이런 간극을 보여준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는 대신 천안함 기념관 방문, 탈북자 면담 등의 행사를 통해 북한의 인권 참상을 부각하고 김정은 정권을 '잔혹한 독재정권'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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