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닮은 곳' 오만 도파르 사막서 생존 시뮬레이션
오스트리아 스페이스 포럼 주도…25개국 200여명 과학자 참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화성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하는 실험이 오만의 도파르 사막에서 7일(현지시간) 시작돼 3주 동안 이뤄진다고 독일 DPA통신 등이 전했다.
오스트리아 스페이스 포럼이 주도한 이번 시뮬레이션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2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오스트리아 스페이스 포럼은 2011년, 2012년에도 스페인 남부와 사하라 사막 남부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본부가 있는 이 단체는 우주 연구에 관심을 가진 과학자와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모인 민간 과학기구로 주로 유럽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달 6일 민간 우주 탐사 로켓 팰컨헤비를 쏘아 올린 미국 테슬라나 우주 광물 개발을 국가 경제 정책으로 선언한 룩셈부르크처럼 우주의 상업화, 개발보다는 인간의 생존과 적응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한다.
오만 정부의 후원을 받아 철조망을 둘러친 사막의 조립식 건물에서 과학자들은 채소 재배 등 16가지 실험을 하며 인간이 화성에서 살게 됐을 때 생존에 필요한 환경을 연구한다.
알루미늄 코팅을 한 50kg가량의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들은 지질 레이더를 들고 화성을 탐사하듯 사막을 걸어 다니는 훈련도 한다.
레이더가 작동을 멈추면 다목적 탐사용 차로 돌아가 인근 베이스캠프 동료들에게 안내를 요청하는 등 훈련은 실제 상황과 최대한 비슷하게 이뤄진다.
지구와 화성의 교신 거리를 모방해 우주인들의 문제 해결 능력과 팀워크를 향상하는 것도 주된 과제다. 도파르 사막과 인스브루크 간의 교신은 10분이 걸린다.
시뮬레이션에 우주인으로 참가한 카르티크 쿠마르는 "팰컨헤비의 성공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우주 시대를 의미한다"며 "이제는 긴급 의료 상황이나 고립과 같은 비기술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가상현실까지 우주 환경 적응에 이용되고 있지만, 도파르 사막 같은 극한의 환경도 우주 연구에는 최적의 장소다.
최고 기온이 51도까지 오르는 도파르 사막은 생물이 거의 살 수 없는 지역이다. 지형도 화성과 유사하다.
쿠마르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누구도 달이나 소행성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언젠가는 소행성에서 얻을 수 있는 광물의 사용에 대해 연구하게 되겠지만 우리는 지구를 탐사할 때처럼 윤리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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