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사격 없다'는 전두환, 명예훼손 피의자로 검찰 소환되나
검찰, 회고록 주장 허위사실 결론…소환 조사 단계만 남아
5·18단체 "조속히 소환해야…당당히 조사 응해 입장 밝혀야"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 헬기사격 사실을 부정해 사자명예훼손혐의로 피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집필한 회고록에서 헬기사격을 부정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결론 내리고 혐의를 확인하려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1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고 조비오 신부 유족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그동안 검찰 수사 기록, 헬기 목격 증언, 헬기 출격 기록 등 자료 확인, 헬기 조종사 조사 등을 통해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는지를 확인했다.
검찰은 조사를 통해 헬기사격이 실제로 있었다고 보고 이와 관련된 회고록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발표된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서도 헬기사격이 공식 인정된 만큼 이 조사 결과도 근거로 삼을 계획이다.
검찰은 회고록 출판사 관계자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출판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관계 확인, 참고인 조사까지 마친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헬기사격을 알면서도 거짓으로 집필했는지, 아니면 헬기사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집필한 것인지 고의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고의성 여부 확인을 위해서도 이제 전 전 대통령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만큼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전 전 대통령 조사를 마쳐야 기소와 무혐의 여부를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인 점 등을 감안하면 소환 방법, 시기를 놓고 검찰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법은 전 전 대통령이 거부하면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95년 12·12 군사반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받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받았지만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이에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을 고향 자택에서 체포해 구속 수감했다.
서면·방문조사도 검토할 수 있지만 5·18단체 등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비난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5·18단체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는 만큼 전 전 대통령을 조속히 소환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헬기를 통한 무력진압이 국방부 공식 조사로 확인되면서 헬기사격은 명백한 사실이 됐고 검찰 조사에도 중요한 증거가 됐다"면서 "본인이 회고록을 써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어떻게든 본인 입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당당하게 검찰 조사에 응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조위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피의자인 전 전 대통령 소환 여부와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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