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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에 부는 '脫정유 바람'…핵심사업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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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에 부는 '脫정유 바람'…핵심사업으로 급부상
SK이노 등 정유 4사 앞다퉈 대규모 투자…"사업 다각화 통해 실적 개선"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석유화학 등 비정유사업이 정유업계 미래 성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정유업계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한 방편 정도에 머물렀던 비정유사업은 이제 기업 전체 실적의 희비를 갈리게 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정유업체도 앞다퉈 비정유사업 육성과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회사가 국내 정유업계의 '맏형'격인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2천343억원을 달성, 2년 연속 영업익 3조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비정유사업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705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조원대에 올라섰다. 비정유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저유가 시기를 겪으며 본격적으로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 강화에 나섰다. 석유사업은 유가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비정유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만 다우 사의 에틸렌 아크릴산(EAA)사업 인수 등 두 건의 화학 분야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비정유 부문의 한 축인 윤활유 사업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 속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5천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보다 459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2011년(5천14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 사업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884억원으로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1조4천38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16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줄었다.
환율 등이 영업이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현재 GS칼텍스 매출에서 석유화학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초반 수준으로 정유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GS칼텍스도 공격적으로 비정유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에 2조원대 금액을 투자해 석유화학 분야인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기로 했다.
기존 BTX(방향족·벤젠 톨루엔 자일렌) 계열 위주였던 석유화학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정유사업과 달리 화학사업은 유가 변동에 덜 민감하며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안겨 준다. GS칼텍스는 이번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천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GS칼텍스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비정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정유 부분 비중이 커서 유가와 환율 변동 등에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조8천914억원으로 2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천625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유가가 올랐지만 역시 원화 강세와 마진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 실적이 나빠졌다.
에쓰오일도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4조8천억원 규모의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RUC/ODC)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SKC가 독점하던 PO(산화프로필렌)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장기적으로 값싼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생산하며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4% 기준인 비정유사업의 비중을 장차 19%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유 4사 중 4위인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 사업을 앞세워 3위 에쓰오일과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2천60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에쓰오일과 연간 영업이익 격차도 2016년 6천512억원에서 지난해 2천2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은 '높은 고도화 비율과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압축된다.
현대오일뱅크의 하루 정제량은 43만배럴로 1위 SK이노베이션(111만5천배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고도화설비 비중은 4사 가운데 가장 높은 39%를 기록하고 있다. 고도화 비중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15%, GS칼텍스 35%, 에쓰오일은 22% 수준이다.
또 현대오일뱅크는 일찌감치 사업다각화에 집중했다. 2016년 11월부터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현대케미칼 대산 공장에서 혼합자일렌(MX)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NCC(나프타 분해설비) 등 석유화학 분야 신사업 진출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을 2016년 32%에서 2020년 40%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그간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현대오일뱅크는 2014년 유가 급락으로 다른 정유사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할 때 유일하게 2천262억원의 흑자를 낸 바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유가나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영업이익률도 3∼5%로 낮은 편"이라며 "비정유 부분 강화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하고 실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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