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2년] 불투명한 가동 재개…북미 회담 여부 주목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한국 독자적 재가동 불가능 전망
입주기업 124곳 중 휴업 10여곳…살길 찾아 지방·해외로 이전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오는 10일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지 2년을 맞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관계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공단 재개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운영을 재개하려면 북미 간 비핵화 회담을 통해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신한용 위원장은 9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평화 올림픽이라는 기치를 내건 평창올림픽을 통해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여론이 잘 조성되면 올림픽 후 새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공단 입주기업들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2월 25일 이후부터 3월 초 사이에 개성공단 기계설비를 점검하기 위해 방북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 한국의 독자적인 개성공단 재가동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6일 개성공단포럼에서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열리고 낮은 단계에서라도 의미 있는 합의가 나와야 경제협력을 재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평창올림픽의 남북한 간 스포츠·문화 교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 파급효과는 제한적이고 조만간 개성공단 재개로 이어지기는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이 절차적 내용상 오류였다고 재인식하고 공단 재개의 성패를 좌우하는 북핵 문제를 해결국면으로 진입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016년 2월 10일 공단 가동 중단 이후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 가운데 현재 휴업 중인 곳은 10여 곳에 이른다.
국외에 대체 생산시설을 마련한 곳이 30여 곳이고 국내에서 기존 공장을 증설하거나 대체 생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는 70∼80여 곳이다.
생산이 끊긴 입주기업 한 곳은 2016년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했지만, 개성에 자산(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생산활동이 없어도 폐업 신고를 하면 금융권 대출을 전부 상환해야 해 폐업도 못 한다"며 "개성공단에 자산을 다 두고 왔는데 어떻게 상환하나"라고 말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실태조사를 거쳐 확인한 피해액(7천861억원)의 74.2%인 5천833억원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지원했다.
이에 대해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토지와 건물 등 투자자산과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 피해, 공장 미가동 피해 등이 1조5천억원 가량 된다며 정부 지원은 전체 피해액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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