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촌 '노로바이러스' 잡기 안간힘
'의심' 단계부터 대학병원으로…화장실 소독까지
(강릉=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내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자 선수촌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아직 의심 증상을 나타내는 선수는 없지만, 조직위와 방역 당국은 만에 하나 가능성까지 차단하기 위해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8일 강릉선수촌 폴리클리닉(의무실)의 내과 전문의는 "집단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노로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 막아내기 힘들다"며 "선수촌의 모든 화장실은 물론 이곳 클리닉 내부까지 락스로 소독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구토, 발열 등 노로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클리닉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바로 앰뷸런스를 불러 큰 병원으로 보내기로 하는 등 대응 수준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클리닉에 들어와 내부 이곳저곳에 병원균을 옮길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애초부터 의심 단계부터 인근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선수들도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선수촌에서 만난 미카 코욘코스키 핀란드 선수단장은 "올림픽에 오려고 4년 동안이나 노력했는데 우리 선수가 그런 병에 걸린다면 재앙일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손 씻기, 손 소독제 사용하기 등 온갖 수단을 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한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사는데 뭐라도 하나 돌 수는 있다"며 "큰 걱정이 들지는 않지만 걸리지 않으려고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다행히도 올림픽 선수촌에서 머무는 선수, 임원 가운데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된 환자는 없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일부, 경찰 등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는 등 감염이 확산하는 추세다.
노로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강해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음식물을 먹거나 감염된 사람과 접촉만 해도 감염될 수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만큼 접촉이 잦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이번 노로바이러스 감염도 외부 보안인력 1천여 명 이상이 머무는 숙소에서 시작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선수촌, 미디어촌 등 내부 식당에서는 선수, 기자 등 모든 방문객에게 식사 전 손을 소독하기를 거의 강제하고 있다. 입장하는 손님 모두에게 손 소독제를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선수촌 식당도 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수촌 식당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부터 식약처 위생팀이 상주했다"며 "매일 출근하는 직원의 체온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해 의심 증상이 있으면 근무할 수 없도록 해 오염 우려를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역 콘트롤타워를 맡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경 소독을 위한 소독제와 개인위생을 위한 손 소독제 등 모든 자원을 다 투입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