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걸쳐 분식회계…시장경제 훼손하는 중대 범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허위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340억원대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D사 대표 황모(6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같이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D사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재판부는 "황씨는 장기간에 걸쳐 분식회계를 하고 투자자와 금융기관을 속여 34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대출받았다"며 "이는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황씨가 편취한 금액이 크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안 된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대출을 목적으로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다"는 황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만약 황씨가 정상적인 재무제표를 제출했다면 대출이 거부되거나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분식회계가 대출 심사에 영향을 미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출 사기의 피해자인 산업은행에 제공한 담보물의 가치가 360억원, 우리은행에 제출한 담보물의 가치가 120억원"이라며 "두 은행이 담보권을 행사하면 피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공기 날개 부품 생산업체를 운영하는 황씨는 총 661억원 상당의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2011∼2015년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과다 계상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D사의 기업신용등급을 높게 평가받아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산업은행, 우리은행으로부터 운영·시설자금 명목으로 총 342억5천만 원을 대출받은 혐의(특경법 사기)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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