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승' 장혜지-이기정 "관중 응원에 큰 힘 받아"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 최초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국가대표인 장혜지-이기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승리를 거두고 관중에게 공을 돌렸다.
컬링 믹스더블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또 이날 경기는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이기도 해서 더욱 뜻깊었다.
장혜지-이기정은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를 9-4로 제압하고 대회 첫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이기정은 "처음에는 되게 떨리고 부담도 됐다. 그래서 더욱 즐기려고 했다"며 "관중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릉컬링센터에는 2천616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이른 아침(오전 9시 5분) 시작했음에도 관중석이 거의 가득 찼다.
4개의 시트에서 8개의 팀이 동시에 경기했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이기정은 "제가 파워풀한 경기를 좋아하는데, 제가 잘할 때 박수를 쳐주시고 저의 세리머니에도 크게 호응해주셨다. 그래서 상대가 위축됐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한국 팀을 향한 힘찬 응원 덕분인지 핀란드는 초반 실수를 거듭하다가 장혜지-이기정에게 1엔드부터 3점을 잃는 등 흔들렸다.
이기정은 "사실 외국 관중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위축될까 봐 걱정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분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인터넷에서도 컬링이 재밌다는 반응이 있었다는 말에 장혜지는 "어머, 정말요?"라고 기뻐하면서 "정말 감사하다. 좋은 성적도 우리의 목표지만, 올림픽을 계기로 사람들이 컬링을 더 재밌어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라고만 생각했던 이들은 의외로 관중이 컬링 경기 규칙과 관람 매너를 숙지하고 오셨다는 인상을 받아 감동했다고 밝혔다.
장혜지는 "저희가 샷을 할 때는 조용히 해주시고, 끝나면 박수를 쳐주셨다. 규칙을 많이 알고 오셔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관중의 매너에 상대 팀도 고마워했다.
핀란드의 오오나 카우스테는 "관중이 한국 팀을 많이 응원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잘할 때도 박수를 쳐주셔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장헤지는 "많이 신경 쓰던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기쁘다"며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잘 나왔는데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남은 경기 각오를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에 첫 승을 안겨서 기쁘다"며 "이 기운을 받아서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장혜지-이기정은 이날 오후 8시 5분 중국과 예선 2차전에 나선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컬링믹스더블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강팀이다.
이들은 "오늘은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준비한 것의 70%만 보여드린 것 같다. 중국전에서는 90%를 보여드리면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혜지-이기정은 선수촌에서 낮잠과 휴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2차전에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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