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올림픽위, 도쿄올림픽 앞두고 '편승광고' 경계 "지도"
"연상시키는 광고도 해당?"…"너무 넓고 애매"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하뉴 유즈루(羽生結弦) 선수의 초상이 들어간 광고를 자제하겠습니다"
하뉴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피겨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인기 선수다. 건강 관련 상품 메이커인 '파이텐(phiten)은 계약선수인 하뉴 선수가 모델로 출연한 제품광고를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2월 27일까지 자사 사이트에서 내렸다.
제품 판매점에도 하뉴 선수의 초상이 들어간 광고 게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은 "하뉴 선수의 초상권이 올림픽 기간 일본올림픽위원회(JOC)로 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스폰서 이외의 일본 기업들이 TV CM 등 올림픽 출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2020년 도쿄(東京)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관련 지적재산을 확실히 보호하겠다는 JOC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다. 기업들은 자칫 "편승광고로 받아들여질까" 우려하고 있다.
하뉴와 역시 남자 피겨 스타인 우노 쇼마(宇野昌磨) 선수를 표지 모델로 다룬 잡지 'NHK 위클리 스텔라' 2월 9일호도 아마존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두 선수의 모습을 회색 윤곽만으로 처리했다. NHK서비스 센터 측은 "사진이 퍼 날라져 인터넷에 떠돌 위험이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시판잡지에는 두 사람의 사진이 그대로 실려있다.
편의점 체인 세븐 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 아이 홀딩스도 여자 스키 점프 대표인 다카나시 사라(高梨沙羅) 선수를 모델로 한 편의점 광고를 1월 말로 종료했다. 절임 반찬 메이커인 도카이쓰케모노(東海漬物)도 다카나시 선수가 출연하는 CM을 2월에는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관련 규정이 바뀌지는 않았다. JOC가 '지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무임승차가 횡행하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지적재산보호를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JOC의 설명이다. 올림픽 관련 지적재산사용권을 공식 스폰서에게 제공하는 대신 협찬금을 받아 대회운영과 선수 강화훈련 재원으로 활용한다. 불법사용이 늘어나면 지적재산이 침해되는 건 물론 협찬금이 줄어 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JOC는 올림픽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으로 선전하는 '편승수법'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때 이런 사례가 크게 증가했었다고 한다. JOC는 예를 들어 "2020년 카운트 다운"같은 표현도 편승광고로 판단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JOC의 이런 방침에 대해 "규제대상이 너무 넓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아예 응원하지 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원칙도 분명하지 않다. 니혼게이자이는 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이라는 용어나 엠블럼을 이용해 광고하는 게 위반이라는 건 알 수 있지만 "연상시키는"게 어디까지인지는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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