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폭설에 스키어 몽마르트르언덕 활주…차량·여행객 발묶여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프랑스에서 매우 이례적인 기록적 폭설이 내린 후 수도 파리의 거리에 스키어들이 등장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키어들과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 학생들이 이날 아침 고글을 착용하고 스키와 스노보드 장비를 갖춘 채 파리 북부 몽마르트르 언덕 꼭대기에 있는 사크레쾨르 성당 앞에 집결했다.
밤새 내린 폭설의 이점을 살려 몽마르트르 언덕으로부터 스키를 타고 활주하려는 심산이었다.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파리에만 12㎝가량의 눈이 내렸다. 파리 외곽과 지방에는 최대 20cm의 눈이 쌓였다.
스키어들은 그 성당과 연결된 공원의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경찰의 제지를 받기 전까지 약 1시간 동안 스키를 즐겼다.
'몽마르트르 스키 클럽'을 설립한 질 프루네비엘은 "이번 눈은 2010년에 내린 역사적인 눈처럼 훌륭하지 않지만 질이 괜찮고 약간 가루와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당 클럽 로고와 해수면으로부터 130m에 달한다는 고도 표시가 새겨진 스웨터를 지니고 있었다.
소수의 파리 스키어들은 이번 폭설에 신이 났지만 다른 수천 명의 시민은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파리 남서부의 N118 고속도로에서는 약 2천명의 시민이 폭설에 따른 교통 체증으로 오도 가도 못한 채 밤을 차에서 보내야 했다.
파리 남부 사클레에서 일하는 독일인 교사 로드리그 아크파드지는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심지어 가장 열악하고 가장 고립된 지역"이라고 말했다.
파리에서는 740km 구간이 차량 정체를 빚었고 거의 모든 버스가 도로에 멈춰 섰다. 일부 트램과 통근용 철도도 운행이 중단됐다. 화물 차량은 사고 위험 가능성 때문에 파리와 연결된 주요 도로 진입이 금지됐다.
파리 경찰이 집에 차량을 두고 외출하라고 출근하라고 촉구하면서 그 다음 날 빙판길로 변한 도로는 한산하기까지 했다.
수도권 일드프랑스 지역에는 전체 6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46개의 보호소가 문을 열었다.
수백명의 여행객들도 항공편, 기차 편의 취소와 지연으로 마냥 대기해야 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 역과 아우스터리츠 역 등 주요 기차역에서는 약 700명이 밤을 지새워야 했고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도 230여명이 쪽잠을 잤다.
유명 관광명소인 파리 에펠탑 역시 폭설로 인해 이틀째 입장이 금지됐다.
파리 외곽에 공장을 둔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와 PSA는 부품을 실은 화물차의 진입 금지로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프랑스 내무부 대변인은 당국이 예외적인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파리 시민에게는 차량을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8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쌓여 있는 눈이 얼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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