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만여명 사망"…EU, 노인·취약층 독감 예방접종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서유럽에서 독감이 절정에 이른 가운데 유럽연합(EU)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7일 EU 회원국들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노인을 비롯해 취약층에 대한 독감 예방접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ECDC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권고문에서 취약층에 대한 낮은 예방접종 비율과 충분하지 않은 양의 독감백신 비축으로 인해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이나 향후 독감이 확산할 경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두 기관은 WHO 유럽사무소가 관장하는 53개 국가에서 해마다 독감으로 인해 숨지는 사람 수가 4만4천명에 이른다며 특히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75% 이상이 65세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개국 가운데 노인 3명 가운데 채 1명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나라가 절반에 달했다고 두 기관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두 기관은 암이나 당뇨, AIDS와 같은 만성환자나 임신부, 유아, 어린이, 보건관련 종사자들은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특히 일부 국가에선 백신과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예방접종을 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사람 비율이 상당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로스타트는 지난 2015년 기준으로 28개 회원국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사람 비율은 34.01%로 집계됐다면서 이는 지난 2009년의 EU 내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예방접종률 41.19%보다 7% 포인트 넘게 낮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예방 접종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영국으로 71.13%였으며 네덜란드(66.8%), 스페인(56.1%), 아일랜드(55.4%) 등이 높았다.
반면에 에스토니아(1.6%), 라트비아(2.46%), 불가리아(2.4%, 2014) 등은 3%에도 미치지 않았다.
특히 전체적으로 독감 예방접종 비율이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09년 65세 이상의 예방접종률이 61.1%였으나 2015년엔 36.5%로 낮아졌다.
이탈리아도 같은 기간에 66.19%에서 48.65%로 내려갔고, 프랑스도 2009년 63.9%에서 2014년에 48.5%까지 떨어졌다가 2015년에 50.8%로 약간 늘었으며 네덜란드도 2009년 74.0%에서 2015년엔 66.8%로 하락했다.
스페인(65.7→56.1%), 룩셈부르크(53.26→41.2%), 크로아티아(39.0→21.5%), 슬로바키아(30.5→13.8%) 등도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예방접종률이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영국만 2009년 72.3%에서 2015년 7.1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어 지난 2015년 65세 이상 노인의 예방접종비율이 81.7%(한국 감염학회의 통계)를 기록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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