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회담 北단장 리선권…방남시 조명균과 회담 가능성
고위급 대표단 방남때 막후협상·향후 남북관계 논의 관측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원으로 남북 고위급회담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포함되면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군 출신으로 남북협상 경험이 풍부한 리선권은 2006년부터 남북 장성급 회담이나 군사 실무회담의 북측 대표로 나섰고, 2010년 이후에는 남북이 개성공단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를 협의할 때 북측 단장을 맡았다.
리선권은 북한이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국가 기구인 조평통을 설치한 이후 조평통의 수장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외곽 조직이었던 조평통을 국가 기구로 승격시킨 뒤 첫 위원장을 맡길 만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지난달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북측 단장을 맡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상대방으로 테이블에 앉았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그를 포함한 것은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의 지속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방남 기간에도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회담을 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평창 이후' 남북관계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또 그는 이미 남쪽과 대화에 나선 경험이 있는 만큼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활동에서 실무적인 조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7일 "리선권이 방남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의 지속성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남북관계만큼은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에서 고위급이 오면 실질적으로 막후에서 협상이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리선권은 이런 회담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리선권은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오른팔로도 전해지고 있다. 2010년 5월에는 천안함 사건이 북측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 국방위 정책국 소속으로 직접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리선권은 회담 테이블에서는 주도면밀한 성격에 달변이지만, 성질이 급하고 욱하는 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최고권력기구인 당시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부국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4년 10월 국방위 정책국장으로 승진해 당시 개최된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김영철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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